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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한용외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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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한용외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장

입력
2002.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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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생활가전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한용외(韓龍外·55) 사장에 대한 첫 인상은 참으로 꼼꼼하다는 것이었다. 언론과의 첫 인터뷰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인터뷰 내내 기자의 질문을 일일이 메모하며 답변하는 모습에서 그의 그런 캐릭터가 물씬 느껴졌다.한 사장은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선견력'을 최고경영자의 첫번째 덕목으로 꼽았다. "십여년 전 디지털이란 개념도 제대로 모르고 있을 때 이건희 회장께서 디지털시대를 준비하라고 하셨는데 그 당시 그 누구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올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부터 기술자를 모으고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현재 IT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서의 삼성전자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선견력인 것 같습니다."

한 사장은 "비서실 출신으로 일선 경험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본인에게 생활가전 총괄사장직을 맡긴 것은 새로운 시각으로 백색가전사업을 해보라는 뜻인 것 같다"며 "사장의 역할이란 회사가 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인력과 자원을 배분하고 직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이러한 경영관을 가지고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모두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고 말하던 백색가전을 디지털기술과 결합해 신성장사업으로의 부활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1년 여의 준비 끝에 지난 8월 삼성전자 생활가전 통합 프리미엄 브랜드인 '하우젠(HAUZEN)'을 출범시켰다. 소비자 생활수준의 향상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맞춰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하려는 게 하우젠 브랜드 개발의 취지다.

한 사장은 "하우젠은 기능과 편리성, 디자인에 역점을 뒀다"며 "특히 기능면에서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를 하였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하우젠 브랜드는 아무 제품에나 붙여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 자신을 포함해 관련 임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하우젠 브랜드 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에서 철저한 검증을 받아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손색이 없다고 판단된 제품에만 하우젠 브랜드를 붙인다고 한다.

이런 고급화 전략이 적중, 하우젠은 최근 국내 백색가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우젠 브랜드를 붙인 100만원대의 김치냉장고와 드럼세탁기가 출시 한달 만에 주문이 폭주,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부족사태마저 빚어질 정도다.

폭발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는 것은 물론 기존 라인을 하우젠 라인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전체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하우젠 제품의 판매비중이 이미 50%를 넘어서고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의 확실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백화점을 대상으로 한 로드쇼를 확대하고 영업과 서비스 활동을 다양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생활가전을 세계 톱메이커로 육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으로 "2005년까지 백색가전부문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매출을 60억달러로 늘리고 2005년까지 세계 5대 가전메이커로 올라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신규·전략사업 집중 육성, 미래 대응 핵심역량 확보, 전략적 제휴 적극 추진, 글로벌 거점 최적화, MDC(Market Driven Change) 실현등 5대 중점 전략을 세워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경영을 하는데 있어 비서실 출신이라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 사장은 단호하게 "NO"라고 하면서 "비서실 근무를 통해 넓은 시야를 갖게 됐고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웠다" 고 말했다.

/글=박희정기자 hjpark@hk.co.kr

사진=박서강기자

● 삼성전자 생활가전은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은 삼성전자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삼성은 1969년1월 지주회사격인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한 뒤 같은 해 12월 삼성산요전기, 이듬해 삼성NEC(현 삼성전관) 등 일본기업과 합작을 통해 생활가전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75년 순간 수상방식의 절전형 TV인 '이코노TV'를 생산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절전효과가 높아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코노TV 덕분에 삼성전자는 국내 TV시장의 정상을 차지했고, 78년 5월 월 생산량 17만대를 돌파해 세계 1위의 흑백TV 생산업체로 올라섰다. 76년 6월에는 국내 최초로 컬러TV 생산에 성공, 국내 가전산업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겼다. 이밖에 74년 3월 냉장고, 10월 세탁기, 78년 11월 전자레인지를 개발· 생산하면서 명실상부한 종합 가전업체로 발돋움했다.

2000년 생활가전 총괄부문 출범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은 삼성전자 생활가전부문은 앞으로 생산품목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단순화하여 매출 10조원 시대를 연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은 지난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 12개국에서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는 20여개국에서 1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 한용외 사장은 누구

1947년 대구출생

1974년 영남대 경영학과 졸

1974년 제일합섬 입사

1988년 삼성전자 관리담당 이사

1992년 삼성그룹 비서실 상무이사

2000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사장

2001년 삼성전자 생활가전 총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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