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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4080](2)뇌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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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4080](2)뇌졸중

입력
2002.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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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김영삼 전대통령의 '오른팔' 최형우 전장관,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유일한 4할 타자 백인천…. 이들은 모두 한 시절을 풍미하던 유명인이자, 뇌졸중(腦卒中) 환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1년 사망원인 통계조사에 따르면 뇌졸중으로 사망한 한국인은 3만5,000여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14.4%를 차지했다. 단일 질환으로는 한국인의 사망원인 가운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40대 뇌졸중 증가 추세

평소 고혈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끊지 못하던 40대 후반 이모씨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던 도중 갑자기 자신의 발음이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혀가 꼬부라져 자신이 들어도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어제 너무 과로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잠시 쉬고 있는데, 이번에는 오른쪽 팔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팔을 들어보았더니 겨우 반 정도밖에 들 수 없었다. 깜짝 놀라 일어섰더니 오른쪽 다리에 힘이 없어 금세 넘어져 버렸다. 잠시 후 이씨는 의식이 흐려지면서 차츰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최근 이씨처럼 스트레스와 과로, 운동부족 등으로 인한 40대 초반의 '젊은' 뇌졸중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일단 뇌졸중이 나타나면 환자의 20∼30%가 목숨을 잃고, 고비를 넘겨도 언어장애, 시각장애, 반신불수 등 심각한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뇌졸중은 한쪽 팔과 다리에 마비를 가져오는 경우가 제일 흔하며, 이를 '반신마비'라고 한다. 이런 반신마비는 대개 뇌졸중이 발생한 후 수 시간 내에 나타나지만 수 일 동안 조금씩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가령 처음에는 글씨를 쓰는 것이 약간 불편한 정도의 가벼운 마비에서 시작해 점차 심해지면서 팔 전체를 전혀 못쓰는 정도로 증세가 악화하는 식이다.

뇌졸중의 유형에는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그리고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있다가 터지는 지주막하출혈 등이 있다. 이 발병 유형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려면 우선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간혹 우황청심환을 먹거나 침이나 바늘로 손끝을 따는 등 민간요법을 먼저 사용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일단 뇌졸중이 의심되면 가급적 빨리 병원으로 달려가 응급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은 경동맥(목 혈관) 검사를 통해 통증 없이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관 내에 그물망(스텐트)을 넣어 혈관 부위를 넓혀주는 새로운 치료법이 도입되어 수술을 하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하다.

■고혈압 방치와 만성 음주 흡연이 주범

뇌졸중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고혈압이다. 실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뇌졸중 환자들 중 70%가 고혈압이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혈압 환자는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정상인의 15배에 이른다.

또 당뇨병도 뇌졸중의 주요 원인의 하나다. 당뇨병 환자가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에 걸릴 확률은 정상인의 6배에 달한다. 또 혈관계 질환에는 육류를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너무 적게 먹는 것도 뇌졸중(출혈성)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뇌졸중은 대개 고혈압과 당뇨병, 흡연, 음주 등 위험 인자에 노출된 상태에서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발생하는데, 이는 30∼40대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런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위험인자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지난해 1,749명을 대상으로 뇌졸중의 위험인자에 대한 인식도를 설문 조사한 결과, 고혈압과 당뇨병 등 뇌졸중의 위험인자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43.6%나 됐다.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에서도 고혈압이 뇌졸중의 위험요인이라고 답한 사람은 44%로 비교적 높았으나 나머지 위험인자에 대한 인지도는 15%에도 못 미쳤다.

특히 흡연자 중 32%가 흡연이 뇌졸중의 위험요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건강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로 인해 발병하는 뇌졸중은 일단 한번 발병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후유증이 심각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질병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따라서 평소 스트레스가 많고 성인병이나 흡연, 음주 등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 교수

● 뇌졸중과 중풍

뇌졸중을 흔히 '뇌혈관 질환'또는 '중풍'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중풍이란 말이 더 익숙하다. 뇌졸중의 의학적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을 때에는 안면신경마비, 파킨슨병(손발이 떨리면서 몸 동작이 느려지는 병), 간질(평소 정상으로 생활하는 도중 가끔 온몸을 떨면서 잠시 의식을 잃는 병) 등의 질환도 모두 중풍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런 질환들은 뇌혈관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질환이다. 따라서 뇌졸중을 중풍이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

● 뇌졸중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1.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2. 활발한 신체 활동을 한다.

3. 염분 섭취를 하루 10g이하로 제한한다.

4.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5. 가급적 술을 마시지 말고 마셔야 한다면 적당히 마신다.

6. 채소를 많이 먹는다.

7. 뚱뚱한 사람은 동물성 기름을 너무 많이 먹지 않는다.

8. 마른 사람은 동물성 기름을 너무 적게 먹지 않는다.

9. 비만을 방지한다.

10. 1년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한다.

● 이럴 때 뇌졸중 의심을

1.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

2.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언어 소통이 안 된다.

3. 한쪽 눈이 침침해진다.

4. 갑자기 어지럽고 몸의 균형 잡기가 어렵다.

5. 머리가 심하게 아프다.

6. 갑자기 혼수 상태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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