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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런 본회의 질문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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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런 본회의 질문 해야 하나

입력
2002.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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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 질문이 완전히 정상궤도를 벗어났다. 지난 10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번 정기국회의 대정부 질문은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정치싸움의 장(場)이 되어버렸다. 나라 안팎의 경제상황이 계속 불안해지는데도 의원들은 정책에 관한 질의는 뒷전으로 제쳐두고 확인되지 않은 각종 설(說)과 의혹을 가지고 상대당 후보를 비방하는 데만 힘을 쏟고 있다. 그리고 국회 본회의장은 욕설과 삿대질로 아수라장이 되어가고 있다.10일의 정치분야 질문에서는 한나라당이 노벨상 로비 의혹을, 민주당이 기양건설의 정치자금 제공 의혹을 들고나와 대판 싸움을 벌였다. 상대당 의원이 질의할 때 의원석에서 비아냥조의 말이 쏟아지는 비신사적 행위는 고사하고 아예 욕설이 판을 쳤다. '미친 놈 아니냐' '완전히 돌았냐' '나쁜 갽갽들' '능지처참할 갽' 등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이 거침없이 터져 나왔다. 또 11일의 통일·외교·안보분야 질문에서는 한나라당의 김용갑 의원이 "김대중 정부는 조선노동당 2중대이고 노무현은 조선노동당 2중대 1소대"라고 예의 색깔론을 다시 들먹였다.

선진국의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식으로 대정부 질문을 하는 나라가 없다. 다행히 박관용 국회의장이 앞장서서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 질문의 횟수를 제한하고 일문일답식으로 하도록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의원들은 보좌관이 써준 원고를 읽고, 장관들은 실무자가 써준 답변서를 읽어가는 구습(舊習)은 이제 없애야 한다.

나아가 어떤 이유에서든 국회에서 욕설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발언을 방해하는 등의 비신사적 행위를 강력하게 제재할 수 있도록 관계 규정을 바꿔야 한다. 이런 개혁이 불가능하다 싶으면 차라리 본회의장에서의 대정부 질문 자체를 없애도 무방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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