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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코스닥 러시

입력
2002.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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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코스닥지수가 또다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11일, 국내 최대 온라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는 코스닥증권시장에서 증권거래소로 이전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엔씨소프트 허 홍 이사는 "저평가된 주식 때문에 주주들로부터 거래소 이전 요구가 쇄도했다"며 "코스닥을 벗어나는 것이 주가 부양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정보기술(IT)의 간판인 엔씨소프트의 거래소 이전 결의를 계기로 향후 우량기업들의 탈(脫) 코스닥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코스닥시장이 존폐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들어 코스닥에서 거래소로 옮긴 기업은 7개사에 달하지만 대부분 일반 제조업으로 간판기업의 탈(脫) 코스닥은 없었다.

코스닥시장은 간판기업의 전격적인 이탈에 당혹스러워하며 거래 위축과 시장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000년 7월 코스닥에 등록한 엔씨소프트는 현재 시가총액 5,080억원(8위)으로 KTF, 휴맥스 등과 함께 코스닥을 대표하는 우량 기술주로 자리 잡아왔다.

이날 엔씨소프트의 발표 후 휴맥스와 강원랜드 등도 거래소 이전을 고려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KTF, 아시아나, 기업은행, SBS 등도 상장요건만 갖추면 언제든지 거래소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탈출러시는 코스닥시장에 등록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량기업의 주가마저 폭락 회오리의 유탄을 맞는 등 불이익을 당하고 있기 때문. 특히 외국 투자가들이 주가조작 및 대주주 비리로 얼룩진 코스닥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고, 국내 기관들도 선물·옵션을 통해 위험회피(헤지)가 가능한 거래소시장을 갈수록 선호하는 것도 코스닥시장을 빈사상태로 내모는 원인이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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