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1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현 정부 5년은 북한의 지배를 받은 시기"라는 극단적 주장을 펼치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뿐 아니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에 대해서도 사상 시비를 걸었다. 김 의원은 특히 노 후보에 대해 "북한 김정일의 입맛에 맞는 조선노동당 후보"라고 극언을 퍼부었다. 민주당은 즉각 "두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도 않은 김 의원이 무슨 자격으로 대한민국 정체성을 말하고 북한에 대한 경계를 강조하느냐"고 힐난했다.김 의원은 이날 "햇볕정책은 김정일만을 살려 준 친북·좌파정책"이라며 "김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봉사한 대통령이고 DJ정부 5년은 김정일의 낮은 단계의 지배를 받은 시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급진좌파, 반미주의자, 친북주의자인 노 후보가 대한민국 여당 후보인지 북한 조선노동당 후보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석에서는 "무슨 말이냐""나쁜 놈" 등의 야유가 쏟아졌다. 배기운(裵奇雲) 의원은 질문에서 "지금 전쟁을 원하는 것이냐"고 김 의원을 몰아세웠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른쪽 끝에 서 있는 사람의 눈에는 온 세상이 왼쪽에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면서 "입만 열면 저급한 망발을 일삼는 사람의 새삼스럽지도 않은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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