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성이 임신 상태에서 생면부지의 한국 여인에게 골수를 기증했다.대만인 쑨양(孫陽·26)씨는 8월말 한국인 최현숙(31·사진)씨가 만성골수성 백혈병으로 급히 골수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흔쾌히 골수 기증을 수락했다.
쑨양씨는 골수채취 직전에 실시한 검사에서 자신이 임신 4주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전신마취에 따른 태아 위험 때문에 의료진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을 때 쑨양씨가 "태아도 중요하지만 투병중인 환자의 생명도 소중하다"며 기꺼이 수술을 허락했다. 최씨는 쑨양씨 덕분에 골수이식을 무사히 마치고, 최근 건강한 몸으로 퇴원했다.
쑨양씨는 대만의 불교계 '자제기금골수연증자과중심(慈齊基金骨髓捐贈資科中心)'이라는 단체의 자원봉사자로 알려졌다.
3,2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이 재단은 지금까지 각 국의 200여명 환자에게 골수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
성빈센트 혈액종양내과 김정아 교수는 "국내에서는 조직적합 항원이 일치해도 실제 골수기증 비율은 50%에 못 미치는데 임신 상태에서, 그것도 다른 나라 사람에게 골수를 기증하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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