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기양건설산업 김병량(金炳良) 회장이 1997년 이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측에 거액의 비자금을 제공했다는 주장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민주당 전갑길(全甲吉) 의원은 "한나라당이 공적자금 청문회를 무산시킨 것은 이 후보와 부인 한인옥(韓仁玉)씨가 김 회장과 시온학원측으로부터 수 백 억원대 비자금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자금 제공자로 김 회장 부부, 시온학원 이청환 이사장, 브로커인 재미교포 연훈씨를 지목했다.
전 의원은 "김 회장이 1997년 6∼12월 한인옥씨를 언니라고 부르던 부인 장순례씨를 통해 현금 5,000만원을 비롯, 최소 80억원 이상을 이 후보 부부에게 건넸다"고 주장했다. "비자금을 1개에 3억원씩 들어가는 현금 마대에 넣어 이 후보에게 운반했다"며 전달수법까지 거론했다.
전 의원은 물증으로 주택은행 서여의도지점 발행 1997년10월19일자 30억원짜리 어음(번호 02088463), 12월11일자 5억2,000만원짜리 어음(번호 02088464) 등 어음·당좌수표 발행내역과 기양건설 전 경리담당 이모씨 자술서, 이청환씨가 기양건설에 보낸 팩스와 '비밀계좌' 통장번호(국민은행 105-21-1031-908) 등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한인옥씨와 장순례씨는 친인척 관계가 아니다"며 "오히려 또 다른 로비스트 연모씨가 김대중 대통령, 박지원(朴智元) 청와대비서실장과 가까운 사이"라고 공박했다. 이주영(李柱榮) 의원도 "박 실장과 권노갑(權魯甲) 김홍일(金弘一)씨가 기양사건의 몸통"이라며 "민주당측이 기양건설 이교식 자금담당 상무를 회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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