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아랄해와 중동의 사해(死海)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두 내해(內海)로 흘러들어가는 강물을 주변 국가들이 중간에서 빼돌리는 바람에 유량이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BBC 방송은 8일 "이들 내해의 소멸을 막고 원상태로 회복시키려는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노력이 정치적 대립과 이해충돌로 가로막혀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아랄해는 2020년, 사해는 2050년쯤 완전히 소멸될 것이라고 유엔과 환경단체들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4개 국에 둘러싸여 있는 아랄해는 50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내해였으나 지금은 6번째로 내려앉았다. 유입되는 수량이 격감해 지금은 원래 호수 면적의 25%만이 물에 잠겨 있을 정도다. 1995∼96년 1년 사이에만 3,885㎢가 뭍으로 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구 소련의 관개정책이 큰 원인이 됐다. 1960∼70년대부터 아랄해로 흘러드는 아무다리야강과 시르다리야강의 물길을 돌려 면화재배에 이용하면서 아랄해는 메마른 땅으로 변해갔다. 물이 말라붙은 황량한 땅에서 쏟아져 나오는 하루 20만 톤의 소금과 모래는 반경 300㎞의 광활한 땅을 오염시켰다.
주민들의 생업인 고기잡이가 거의 중단된 것은 물론이고 농경지와 목초지가 소금에 오염되면서 보건문제까지 발생해 주민들이 고향을 대거 떠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사해도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이 염수호로 흘러드는 요르단 강물의 90%를 관개 및 식수용으로 미리 끌어가는 바람에 유입수 부족으로 수면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수면의 하강속도로 볼 때 각국이 국익을 앞세운 외교다툼을 하는 동안 두 내해는 급속히 사라져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