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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Asiad, 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北명절 맞아 응원단 "가을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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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Asiad, 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北명절 맞아 응원단 "가을운동회"

입력
2002.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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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부산 다대포항 국제여객터미널 선착장에서는 북한 미녀 응원단의 '가을 운동회'가 열렸다. 간단한 도구와 공을 이용한 이어달리기와 응원전은 영락없는 초등학교 운동회 모습이었다. 북한 응원단은 두 편으로 나뉘어 자신의 팀을 응원하고, 승부가 갈릴 때마다 환성을 질렀다.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57주년 기념일인 이날은 북한의 공식 명절이다. 응원단도 이날만큼은 '응원사업'도 거른 채 아침부터 흥겨운 '유희'를 벌이며 지난달 28일부터 계속된 강행군으로 쌓인 피로를 씻었다.

오전 9시 사열로 시작된 오락회 초반은 정치행사의 성격이 짙었다. 군대식 행진에 "조선 노동당 만세" 구호가 터져 나올 때는 다대포항 일대에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놀이에 푹 빠져들었다.

붉은 티셔츠 차림의 취주악단은 금강산조, 하얀 티셔츠를 입은 일반 응원단원은 묘향산조가 돼 5종목의 이어달리기와 응원전, 탁구 대결 등을 펼쳤다. 병 끼고 달리기, 발목 묶고 줄 넘어 달리기, 공 이마에 맞대고 달리기, 봉에 공 올려 놓고 달리기, 공 튀겨 잡고 달리기 등, 축구공, 줄, 나무판, 종이봉 등 간단한 도구만 사용됐다. 경기결과보다는 응원점수를 높게 쳐주는 '집단성'도 묻어났다.

구경 나온 시민 한종민(47·부산 사하구 다대2동)씨는 "어릴 적에 한두 번 해본 것 같아 정감이 있다"고 말했다.

응원단원들은 모자가 벗겨져도 상관하지 않고 이를 악물고 뛰었고, 상대팀 반칙에 항의하기도 했다. 특히 패배에는 아쉬움을, 승리에는 진한 기쁨을 표현했다. 일사불란하던 응원이 중간중간 끊어지기도 했고, 껌을 씹는 단원도 있었다. 승리한 묘향산팀은 크리스탈 꽃병을 받았고, 종목별 승리팀에게는 청량음료, 운동복 등의 선물이 돌아갔다.

북한 취재단 허명헌 단장은 "북한 곳곳에서도 당 창건일을 맞아 오락회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명절이기 때문에 하루 종일 특식을 먹고 저녁에는 축배도 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10시30분 '휘파람' '백도라지' 등의 노래에 맞춰 포크댄스를 춘 뒤 만경봉-92호로 돌아가던 응원단원들은 아쉬운 듯 연신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들 역시 환한 미소를 지으며 '김치'를 외쳤다.

/부산=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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