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0일 이달 중 콜금리를 동결하자 시장에서는 "인플레와 디플레 압력이 공존하는 현 상황에서 바람직한 결정"이라는 평가와 "대외 여건에 묶여 금리정책이 또 한번 실기(失機)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팽팽하게 엇갈렸다.일각에서는 단기간에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적고 대통령선거도 임박해 있어 연말까지 콜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 승(朴 昇·사진) 한은 총재는 "최근 2∼3일간 증시의 급격한 침체가 금리 동결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며 "금리인상 필요도 높지만, 불안한 시장심리를 증폭시킬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총재와의 일문일답.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9월 생산·내수·수출이 모두 좋아 실물경제는 연 6% 성장선에 놓여 있다. 그러나 안정기조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 임금이 두자릿수로 오르고 유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데다 환율도 오히려 물가상승 방향으로 움직여 내년 물가가 3.5%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 경상수지도 내년에 적자가 우려된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이라크전이 발발해도 1년이상 장기화하지 않는 한 잠재성장률(5.5%안팎) 정도의 성장은 가능하다고 본다."
-9·4부동산 대책 후 집값은 안정됐나.
"집값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아직 상승세 자체는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에 몰린 자금을 증시로 유인할 방법이 없나.
"정부에서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증시에 구멍(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뚫려 있는 상태라 약효가 없는 상태다. 증시가 이정도로 침체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주장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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