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580대로 추락하고, 코스닥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10일 증권사 객장에는 투자자들의 탄식과 한숨이 쏟아졌다.600선 사수의 버팀목으로 여겨졌던 삼성전자마저 8%넘게 폭락하자 실적 우량주를 골라 '가치투자'를 해왔던 투자자들도 "이제 더 이상 믿을 종목이 없다"며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증권 사이트에는 온라인 투자자들의 후회와 쓴소리가 쏟아졌다.
여의도 H증권사 본점 객장에 나와 있던 고객 박모(51)씨는 "3월에 1억원을 투자해 4,000만원 남았다"며 "나름대로 은행과 백화점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했는데 이 정도인걸 보면 주식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한탄했다.
투자자 정모(45·여)씨는 "올해 초 산 코스닥 종목이 반토막은 물론 3분의1로 떨어졌다"며 "이젠 손절매 기회도 놓쳐 매도조차 포기했다"고 말했다. '무주식이 상팔자'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D증권 본점 객장의 직원은 "모두 포기한 상태"라면서 "매수세력은 장이 더 떨어진 뒤 들어오기 위해 기다리고 있고 매도하려 했던 투자자도 이미 휴지가 된 주식을 팔려고 하지 않아 거래 자체가 뜸한 상태"라고 말했다.
ID가 '이지은 박사'라는 투자자는 팍스넷 사이트에 "아껴쓰며 몰빵하는 알뜰한 개미들, 땡그랑 코스닥 깡통이 어휴 무거워"라며 3년 만에 10분의1 토막 난 코스닥 시장을 비웃었다.
그러나 일부 큰손들은 이제 주식을 살 때가 됐다면서 매수타이밍을 상담해 오고 있다. S증권 관계자는 "부동산에서 돈을 뺀 일부 강남 큰손들이 증시가 이제 바닥권에 진입한 만큼 주식을 사는 시기가 아닌지 상담을 해오고 있다"면서 "지수 600선이 힘없이 무너지면서 저가매수세도 꿈틀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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