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범인의 연쇄 저격 살인 공포가 미 워싱턴 일대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9일 저녁 8시 18분께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의 매너서스에서 또 저격 사건이 발생해 주유 중이던 한 남자가 숨졌다.이 남자는 9번째 희생자로 워싱턴 인근에서는 2일부터 7일까지 8차례 무차별 저격 사건이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2명이 크게 다쳤다.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의 경찰대변인 데니스 맹건은 "피해자는 워싱턴으로 진입하는 고속도로에 인접한 마나사스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하던 중 총탄 1발을 맞고 숨졌다"며 "이번 사건이 최근 잇달아 발생한 저격 살해 사건과 관련됐다는 결정적 증거는 아직 없으나 그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가게의 한 종업원은 당시 단 한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저격은 모두 총탄 1발에 의해 이뤄졌다.
매너서스는 워싱턴에서 50㎞ 떨어진 곳으로, 피격 사건의 발생 범위가 넓어지면서 워싱턴 일대 주민들은 극심한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버지니아주 경찰당국은 주유소에서 피격사건이 발생한 후 남자 2명이 흰색 차량을 타고 떠나는 것이 목격됐다면서 그러나 총이 발사된 장소나 몇 발이 발사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사건 발생 당시, 주유 중이던 한 아시아계 남성이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력한 목격자일 것으로 추정, 검은색 차량을 타고 떠난 그를 찾고 있다.
한편 수사당국은 7일 13세 소년이 가슴에 총을 맞았던 메릴랜드주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의 중학교 인근에서 범인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0.223 구경 탄피와 죽음을 의미하는 타로 카드 한 장을 수거, 연방수사국(FBI)으로 보내 지문, 필적, 유전자검사 및 카드의 출처를 분석하고 있다. 타로 카드에는 "친애하는 경찰, 나는 신이다"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수사당국은 또 이 사건 부근에서 길고 어두운 색의 가방을 메고 가는 한 남자를 봤다는 목격자의 진술에 따라 헬기를 이용한 수색 활동을 펴고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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