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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증시 재앙 경고등/끝없는 악재, 끝모를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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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증시 재앙 경고등/끝없는 악재, 끝모를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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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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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주식시장의 둑이 무너지고 있다.각종 악재와 비관론 앞에 심리적인 지지선들마저 맥없이 붕괴되면서 투자자들은 패닉(공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주식 폭락은 첨단기술주에서 촉발돼 경제의 혈관 역할을 하는 금융주와 대형 블루칩에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기업 실적 악화와 이라크 전쟁 불안감에 이어 세계 경제를 이끌었던 소비의 축도 흔들릴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 붕괴에 따른 대재앙의 경고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빠졌나

9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86%(215.22포인트) 하락한 7,286.27을 기록, 5년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5월 28일 심리적 지지선인 1만선이 무너진 다우지수는 이제 7,000선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나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34% 하락한 1,114.10포인트를 기록, 네 자리 수 붕괴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미국의 월셔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최근 2년 반 동안 계속된 주가하락으로 절정기였던 2000년 3월부터 지금까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80%에 해당하는 8조5,000억 달러가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일본 증시도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10일 일본 도쿄 주식시장의 닛케이 평균주가가 19년만에 처음으로 8,500선 아래로 추락하는 등 연일 붕락 양상을 연출하고 있다. 유럽 증시에서도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증시의 시침은 5∼6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왜 빠지나

실물경제가 엉망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경기 회복은 기대 이하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이라크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와 불안 심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기업 실적 집계 전문회사인 퍼스트콜에 따르면 지난 몇 주 동안 실적 경고와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3·4분기 실적 예상률은 분기초 16.6%에서 5.4%로 뚝 떨어졌다.

실물 경제의 불안이 금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실물 경제의 거품 붕괴는 금융주에 직격탄이다. 미국 증시에서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기업도산이 이어지면서 부실채권 규모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금융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2위의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이어 무디스로부터도 신용 등급을 한 단계 강등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52조4,000억 엔(3월말 현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부실채권 처리 과정에서 대형 은행까지 파산할 수 있다는 일본 금융·경제재정 장관의 발언이 금융주를 벼랑으로 떠밀고 있다.

▶언제까지 빠질까

월스트리트에는 낙관론이 설 자리를 잃었다. 대표적인 낙관론자였던 골드만삭스의 투자전략가 애비 코언은 9일 다우와 S&P 지수의 목표 지수를 하향 조정했다.

리먼 브러더스가 이날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메이커인 GM의 목표주가를 41달러에서 38달러로 낮춰 잡은 대목은 눈여겨볼 만하다. 자동차 산업의 실적 우려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부문에도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ABC 뉴스와 머니매거진이 최근 실시한 주간 소비자신뢰 조사는 마이너스 20으로 6년 9개 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 부문의 위축은 세계 경제를 이끌어왔던 마지막 성장엔진마저 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더블딥(경기 재하강)이 아니라 경제 전체가 장기간 심각한 무기력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디플레이션에 직면할 우려가 높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10일 "이라크전 가능성과 증시 침체 외에 디플레이션 우려와 기업들의 파산 위기 고조 등이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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