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수출효자 상품'이던 의류가 '무역적자 상품'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외환위기 이후 수입이 폭증한 반면 수출은 마이너스 두자리수로 떨어지고 있어 3∼4년내 의류산업에서 무역적자가 발생할 전망인 것이다.10일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의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의류 수출액은 23억8,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8%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소한 30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의류 수출은 1988년, 89년만 하더라도 각각 84억4,900만달러와 87억6,300만달러에 달했지만 90년 이후 98년, 99년, 2000년을 제외하고 매년 10% 내외의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왔다.
이에 반해 수입은 올 8월까지 12억5,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6% 늘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같은 기간 수입액(3억4,000만달러)의 3.7배에 달하는 수치다.
96년 14억3,300만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의류 수입액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급감해 98년 4억8,100만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99년 7억2,200만달러, 2000년 12억4,100만달러, 2001년 15억6,200만달러로 늘어났다.
최근 들어서는 특히 이탈리아, 일본, 미국 등의 고가 명품이 의류 수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8월 수입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8억5,000만달러로 단연 앞서지만 고가 제품이 대부분인 이탈리아가 1억2,0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어 일본(3,500만달러), 베트남(3,500만달러), 미국(1,600만달러)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4·4분기에도 수입이 꾸준히 늘어 올해 전체 수입규모가 사상최고인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올해 의류부문의 무역흑자는 10억달러 이내로 줄게 된다.
의류산업협회 관계자는 "우리 국민들의 지나친 명품선호 성향, 이에 부응할 제품력을 갖추지 못한 우리 기업들의 낮은 경쟁력이 합작해 이런 결과를 내고 있다"며 "중국,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의류생산업체들이 증가하기 때문에 조만간 의류산업의 무역수지는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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