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비밀 송금설에 휘말린 현대상선이 제2금융권의 자금회수로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0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기업어음(CP)을 무차별 교환제시해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상선은 9일 H저축은행이 50억원, C저축은행이 36억원 등 86억원의 CP를 교환제시했으나 은행 마감시간인 오후 4시30분까지 막지 못했다. 채권단과 회사측은 이날 저녁 이들 저축은행에 찾아가 만기연장해 줄 것을 요청해 가까스로 1차 부도를 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 채권은행 관계자는 "급한 대로 이틀간 만기연장을 해놓은 상태"라며 "한달 뒤면 자동차 운송선 매각대금이 들어오니까 참아달라고 설득하고 있으며 회사에서도 만기를 더 늘리기 위해서 백방으로 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정감사 이후 불안심리가 팽배해지면서 2금융권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까 걱정된다" 고 말했다. 현재 제2금융권에 유통중인 현대상선의 CP는 약 400억원 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북지원 논란으로 난항을 겪었던 자동차 운송사업 인수금융은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조만간.성사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 씨티은행 등과 함께 현대상선 자동차 운송사업부문 인수자에 9억달러(약 1조800억원)를 공동 주선할 계획"이라며 "당초 우려와 달리 인수금융에 참여하겠다는 금융기관이 많아 이르면 내주초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정대로 인수금융이 성사될 경우 현대상선은 자금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기업간 합작 해운사인 발레니우스-빌헬름센(WWL)은 현대차 등과 함께 합작법인을 신설, 차운송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하고 8월 10일 본계약을 맺었으며 현대상선은 매각대금 15억달러 중 선박금융 2억달러를 제외한 13억달러를 받게 된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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