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씨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외국 인맥을 활용해 로비를 했다는 문건이 공개됐다. M프로젝트라고 명명된 이 문건은 노벨상을 받기 위해 외국인을 앞세운 자발적·자생적 성격의 조직을 운영하고,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 등의 업적을 만들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최규선씨가 혼자 멋대로 만든 문건"이라며 근거 없는 중상모략이라고 로비설을 일축했다.미국이 4년 연속 노벨 경제학상을 휩쓸고, 이웃 일본이 3년 연속 수상의 경사를 즐기는 때에 터진 노벨상 기획 로비설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 프로젝트가 실행에 옮겨졌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지만, 문건 공개만으로도 얼굴을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럽다. 노벨상을 받기 위한 물밑 로비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나라에든 있기 마련이다. 학문적 연구업적에 대한 평가로 수상하는 경제학·의학상과는 달리 세계 평화에 기여한 정치인에게 주어지는 평화상의 경우, 홍보전도 치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로비는 드러난 업적을 홍보하고,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음을 알리는 데 그치는 것이 정상이다. 이 문건대로 수상을 위해 만약 군사작전 하듯 도상 계획을 세워 추진했다면 노벨평화상인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더 큰 문제는 이 정권의 일각에서 이런 문건이 만들어졌고 또 이것이 폭로되어 나라의 명예와 국민의 자존심에 먹칠을 한 사실이다.
문건에 있는 대로 행여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을 위해 정부가 북한에 거액을 주는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해 남북 정상회담을 '만들었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양 정상의 역사적 만남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벨상을 타기 위한 퍼포먼스에 불과했다는 황당한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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