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프랑스가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관련 새 결의안에 대해 입장 변화를 보임으로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의안 채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러시아의 유리 페도토프 외무차관은 9일 "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을 촉구하는 새 결의안을 채택할 경우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라크가 사찰을 거부할 경우 미국의 자동적인 무력개입을 허용하는 조항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새 결의안 채택 자체를 반대한 러시아가 이처럼 입장을 바꾼 것은 미국과의 타협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라크 무기사찰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다시 무력 개입 결의안을 논의하자는 2단계 결의안 채택안을 주장해 온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통해 결의안에 대한 공동 입장을 끌어내기로 합의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유엔 무기사찰단의 권한 강화를 지지하면서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은 최후 수단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프랑스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한편 이라크의 압델 타와브 호웨이시 군수산업부 장관은 이날 자신이 이라크 무기 개발 책임자라며 "미국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생산에 이용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안-나스르 및 유프라테스 지역 방문을 원한다면 우리는 즉각 그곳을 사찰하도록 미국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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