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날개 없는 추락'은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되는 것인가. 북한의 도발 가능성 보고 묵살의혹에 대한 국방부의 특별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대북정보 수집을 맡고 있는 정보부대간에 감정싸움이 생겨 한때 '정보공유의 공백' 사태가 벌어졌던 일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신호 및 영상정보를 수집하는 정보사령부와 통신감청을 맡고 있는 5679부대가 서해교전이 발발하기 전인 지난 4∼5월 실무자간의 사소한 다툼으로 인해 서로간의 정보교환을 중단했다는 일은 정말 사실로 믿기가 힘들다.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보사령부의 실무자가 5679부대가 전달한 대북 통신감청 내용을 잘못 취급해 징계를 받게 된 것이 발단이 되었다고 한다. 이후 정보사령부측은 영상정보를 유독 5679부대에만 제공하지 않았다. 물론 이 일이 서해교전에서 보여준 우리 군의 무방비 태세와 직접 연관이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군 정보체계의 허점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서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이 같은 일이 무려 40여일간 지속됐다는 것도 군의 기강이 얼마나 허물어졌는지를 증거하고 있다.
앞으로 국방부 특별조사 결과에서 드러날 일이겠으나, 소위 '묵살 의혹'과 관련해서도 5679부대와 정보본부, 그리고 기무사령부 관계자들이 묘한 알력을 보이고 있다. 큰 일을 당하고 난 뒤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차원이라고 보기에는 설명할 수 없는 반목(反目)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회의 곳곳에서 편가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으리라 본다. 그러나 모두가 그래도 군만은 그래서는 안 된다. 역설적인 말이지만 정치싸움으로 날을 지새울 수 있는 것도 튼튼한 국방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하루빨리 군이 본연의 자세를 되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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