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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이라크戰 주요 쟁점 문답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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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이라크戰 주요 쟁점 문답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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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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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이라크에 대해 스스로 무장해제하지 않으면 무장해제시키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미국의 무력 행동도 의회 승인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제 전쟁은 피할 수 없는 분위기다. 전세계 주요 언론들과 군사 전문가 등은 전쟁의 시나리오와 여파를 다각도로 조망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와 타임 등이 최근 보도한 이라크전의 주요 쟁점을 질문 응답 식으로 정리해 본다.

1. 후세인은 과연 억제될 수 있는가

미국이 50여 년에 걸친 냉전기간 동안 공산진영과 대규모 충돌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으면서 묵시적인 보복 암시를 통해 선제공격을 단념시켰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략이 이라크에도 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전면전에 나서 그동안 공들인 대량살상무기나 자신의 국민을 위험에 내몰지는 않으리란 예상이다. 이들은 더욱 강력한 무기사찰과 무역 금수조치를 통한 이라크 제재가 더 유용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의 대다수 인사들은 더 이상 이러한 억제책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공화당 존 워너 상원의원은 "20세기에 유용하게 쓰였던 억제정책은 변화를 맞고 있다. 공격을 위해 자살을 감행하는 테러범들은 전혀 이성적이지 않으며 이성적인 방법으론 이들을 억제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2. 무기사찰은 진행될 것인가

미국은 유엔의 승인이 없을 경우 독자적으로 행동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유엔 승인은 미국이 전쟁의 합법성을 얻는 데 뿐만 아니라 아랍권 국가들의 협조를 받는 데 필수적이다.

무기사찰은 어떤 식으로든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는 이라크에 주는 마지막 기회로서 무기사찰은 꼭 필요하며 이를 통해 전쟁을 피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은 후세인 정권이 버티고 있는 한 새로운 무기사찰도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완전히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결국 무장해제를 위해 유엔이 어떤 조치를 취하든 국제 사회가 미국의 전쟁 의지를 돌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3. 이라크전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상반된 두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하나는 이라크가 생화학 무기를 이스라엘에 발사해 전쟁을 아랍권 전체로 확산시키는 한편, 침투하는 미군에게 가스폭탄을 투하해 세계전으로 치닫는 경우다. 조지프 호어 전 미군 중부사령관은 "6개 공화국 수비대가 수천 문의 대공포로 무장한 채 바그다드를 수비할 경우, 양측에는 막대한 전사자 외에 엄청난 민간인 사상자가 나올 것"이라며 "이는 마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마지막 15분 전투 장면을 연상케 할 것"이라고 의회에서 증언했다.

다른 하나는 이라크 장교들이 불 보듯 뻔한 패배를 고려해 상부의 명령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일반군인들뿐 아니라 정예 공화국 수비대 내에서조차 이탈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대규모 시가전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4. 전후 이라크·아랍권 어떻게 변할 것인가

낙관론자들은 이라크 내 반 후세인 정서에 힘입어 후세인 정권이 붕괴한 뒤 순조롭게 친서방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을 점치는 반면, 비관론자들은 전후 분열에 따른 혼란을 우려한다. 석유 매장지역인 북부의 쿠르드족과 남부의 시아파 회교도들이 전쟁의 혼란을 틈타 독립을 추진할 경우, 이라크라는 나라 자체가 깨지는 대혼란을 막기 위해 미국의 장기 점령이 필요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할론은 아랍권의 반미 감정에 편승한 '알 자지라 효과'를 우려했다. 수백만의 아랍권 회교도들이 알 자지라 위성방송을 통해 중계되는 대량 파괴와 살상을 보면서 반미 감정이 폭발, 알 카에다 지원자들이 폭증하는 등 엄청난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주변국들도 긴장하고 있다. 이란은 이라크가 무너질 경우 몰려들 수백만의 시아파 난민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아랍권에 닥칠 수 있는 또다른 변화는 왕정 체제의 균열이다. 미국의 공격으로 이라크에 서구적인 민주정권이 들어선다면 이 영향으로 인근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등 왕정 국가들의 정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5. 이라크전은 대 테러전에 약인가 독인가

알 카에다에 대한 추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라크로 전선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미국이 두 개 이상의 지역에서 동시에 전쟁을 수행해 승리한다는 '윈-윈 전략'을 일찌감치 추진했던 전력을 감안할 때 이라크전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주장과 그런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신중론자들은 이라크전으로 미국이 대 테러전에 필수적인 아랍권 국가들의 협조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6. 전쟁에서 승리하면 미국은 안전해지나

정말 후세인 정권이 억제되기 어렵고 끊임없이 테러를 조장하기 때문에 정권 교체만이 추가 테러 위험 방지를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라면 이라크전은 미국에게 유용한 안전보장 수단이 될 수 있다.

전쟁이 성공적으로 끝난 경우를 가정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황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힘"받는 反戰운동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대 이라크전 전의가 높아지는 정도와 비례해 세계 반전 단체들의 구호 역시 커져가고 있다. 2∼3개월 전만 해도 산발적인 항의 표시에 그쳤던 반전 시위는 수십만 명이 참여하는 조직적 반전 운동으로 커졌다. 이같은 반전 운동의 성장은 이라크전의 정당성이 그만큼 약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대응으로 촉발됐던 1991년 걸프전과는 달리 이번 이라크전이 미국의 일방적인 선제 공격에 의해 시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확산되는 반전 시위

9월 28일 런던에서는 주최측 주장으로 무려 40만 명이 참가한 영국 사상 최대의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런던에 본부를 둔 반전 단체인 전쟁중지연합(Stop the War Coalition)과 영국이슬람협회(MSB)가 주도한 이 시위에는 런던 시장, 유명 배우, 일부 노동당 의원들까지 가세해 이라크전을 밀어붙이고 있는 미국과 영국을 성토했다. 같은 날 로마에서도 수만 명의 시위대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미국 지지를 비난했으며 9월 29일에는 워싱턴, 마드리드 등에서도 대규모 반전 시위가 이어졌다.

9·11 테러의 피해국인 미국에서도 반전 운동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대 국민 이라크 연설 하루 전인 6일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주요 도시에서 수십만 명이 시위를 했다. 시위자들은 권력과 석유 통제에 목마른 부시가 이라크전 필요성에 대해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미국 반전 단체 '반전·반인종주의 행동연합(Act Now to Stop War & End Racism Coalition)'과 '우리의 이름을 대지 말라(Not in Our Name)'는 이어 26일 전세계적인 반전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미국민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애국자 법안(Patriot Act)' 서명 1주년인 이날 미국,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에서 수십만 명이 시위에 참가할 전망이다. 31일에는 런던에서 다시 한번 대규모 반전 시위가 예정돼 있다.

▶반전 운동의 배경과 전망

반전 단체들의 행동이 구체화한 것은 9·11 직후 미국이 아프간 공습에 나서는 등 전쟁 확대 움직임을 보이면서부터다. 9·11에 대한 응징 성격이 강했던 아프간 공습 때만 해도 '피는 또 다른 피를 부른다'는 평범한 경구가 등장했으나, 이어 이라크까지 대 테러 전선이 확대되면서 반전 운동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미국이 공격 목표인 테러리스트의 빈 자리를 이라크로 채우기 위해 이라크의 위험성을 과장해 필요 없는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별 반전 단체들이 효과적인 운동을 위해 연대에 나섰고 반전·반인종주의 행동연합(2001년 9월), 전쟁중지연합(2001년 10월), 우리의 이름을 대지 말라(2002년 4월) 등의 연합단체들이 잇따라 생겨났다. 이어 올해 4월 워싱턴에서 약 10만 명이 몰린 반전 집회를 계기로 이라크 반전 운동이 틀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반전 단체들은 재정상의 어려움은 물론, 뚜렷한 지도자와 강력한 행동을 위한 분명한 조직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각 단체들이 학생운동, 여권운동, 환경운동, 무정부주의 등 이념의 뿌리가 너무 다양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또한 기습 공격과 신속한 승리로 특징지어지는 미국 주도의 현대전 성격상, 반전 운동이 과거 베트남전에서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며 전세계적인 반향을 끌어내기는 다소 힘들어 보인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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