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소극적 대응 때문인가, 방송사의 외면인가." 미국의 3대 방송사가 7일 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문제 관련 대 국민 연설을 생중계하지 않은 배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ABC, CBS, NBC 등 미국의 3대 지상파 네트워크 방송사는 부시 대통령이 이날 저녁 8시(동부 시간)부터 30분에 걸쳐 연설하는 동안 드라마와 쇼 등 정규 프로그램을 그대로 내보냈다.
워싱턴 포스트는 "대통령의 중요한 국정 연설을 생중계하는 관례를 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사측은 그 이유에 대해 "백악관이 생중계를 공식 요청하지 않았다"며 "연설이 황금 시간대의 방송편성을 바꿀 만큼 중요한 내용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만일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데 네트워크 방송사들이 수천만 명의 시청자들에게 생중계하지 않았다면 대통령은 실제로 연설을 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전쟁을 선포할 것이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생중계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이런 요청을 하지 않더라도 방송사들이 자체 판단으로 생중계를 할 것으로 백악관이 내심 기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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