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다니엘 카너먼 프린스턴대 교수와 버넌 L. 스미스 조지 메이슨대 교수는 각각 심리경제학과 실험경제학의 학문적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경제학에 새로운 지평을 연 학자로 평가된다.전통 경제학에서 인간의 경제행위는 '이기심'과 '이성적 의사결정'이라는 두개의 확고한 동기를 전제로 분석돼왔다. 그러나 카너먼 교수는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에 관한 인지심리학적 분석틀을 경제행위 분석에 새롭게 적용함으로써 경제행위 분석에 관한 전통 경제학의 한계를 넘는 새 영역을 개척했다.
카너먼 교수의 심리경제학적 성과는 아모스 트베르스키(1996년 사망)와 함께 인간의 경제행위는 전통 경제학의 양대 동기 외에도 미래에 대한 기대 또한 행위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는 이른바 '기대이론(prospect theory)'에 이르러 광범위한 학문적 평가를 얻었다.
스미스 교수는 그동안 실제 시장을 관찰하고 관찰 결과를 토대로 분석만 해왔던 전통 경제학의 접근법에 다양한 모형을 도입함으로써 경제학에 실험적 접근법을 개척했다.
특히 그가 항공기 역학실험에서 착안해 개발한 '풍동(wind-tunnel test)'식 시장모형은 경제이론을 적용하기에 앞서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분석기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미스 교수의 이 같은 접근법은 시장의 규제 철폐와 공공 부문의 독점사업 민영화 등을 결정하는데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심리경제학과 실험경제학의 학문적 뿌리는 다른 곳에서 출발했지만, 최근 들어 서로 융합하며 인간의 경제행위에 관해 실험실 상황을 이용한 심리학적 접근을 모색하는데 응용되고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 이준구 교수는 "카너먼 교수는 다양한 심리학적 실험을 통해 경제학의 금과옥조인 합리적 가설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점을 설파한 학자"라며 "인간이 근본적으로 완벽하거나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전제를 경제행위 분석의 새로운 틀로 활용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카너먼 교수는 이스라엘 텔아브비에서 태어난 유대인 이중국적자로 1961년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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