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가 전쟁 추진에 반대하는 문인들을 문학 심포지엄에 대거 초청해 눈길을 끌고 있다.뉴욕 타임스는 7일 로라 여사가 주관하는 부정기 문학 심포지엄이 반(反)부시파 인사들을 포용하는 사랑방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포지엄은 이미 지난해 11월과 올 3월, 9월 등 세 차례 백악관에서 열렸다.
3월 '할렘의 르네상스'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퓰리처상을 받은 전기작가 데이비드 루이스가 기조 연설을 했다. 그는 평소 "부시의 대(對)이라크 정책은 무자비한 협박"이라고 비난해 백악관으로서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역시 부시에 비판적인 우르술라 스미스, 린다 피비, 저스틴 캐플란 등도 "백악관이 우리를 초대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로라 여사가 직접 선정하는 토론 대상 작품도 파격적이다.
9월 심포지엄에서는 석유로 돈방석에 앉은 텍사스 부자들을 풍자한 에드나 퍼버의 '자이언트'가 토론 마당에 올랐다. 부시 가문 역시 대표적인 텍사스 석유재벌이라는 점에서 참석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인종, 페미니즘, 계층간 갈등 문제 등 백악관이 평소 껄끄러워하는 주제들도 과감히 논의에 올린다. 뉴욕 타임스는 문학 사랑방이 홍보를 노린 정치적 의도보다는 교사와 사서를 지낸 로라 여사의 문화적 취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초대하는 청중 역시 고교생, 행정부 관리 부인, 친구 등 정치색을 찾기 어렵다. 그녀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에 관계 없이 누구나 문학을 즐길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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