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바늘 좀 들여 보내주실 수 있겠습네까?"7일 부산 다대포항에 정박해 있는 만경봉-92호에 생활용품을 조달하고 있는 부산시청은 만경봉호 선원들로부터 뜻밖의 요청을 받았다. 북한 여성응원단이 응원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경기장을 누비는 동안 수십 여 명의 선원들이 배 안에서 무료함을 달래다, 조심스럽게 '낚시라도 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부산 시청 관계자는 만경봉호 선원들이 "바늘 10개가 한꺼번에 달린 제품이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바늘 종류까지 제시해왔다고 말했다. 시청측은 해당 종류의 낚시 바늘을 구해 총 60개를 보내줬다.
시청관계자는 "부산 앞바다에서 남한의 물고기를 낚아 맛있게 요리해 먹기를 바란다"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낚시 바늘 외에도 응원단측의 특별주문으로 5일에는 생리대 20개 들이 450개를 만경봉호에 전달했다.
현재 아시안게임이 끝날 때까지 만경봉호에서 필요한 공식적인 생활용품은 이미 대부분 조달이 끝났으며, 우유 등 신선도를 유지해야 할 물품만 남아있다.
하지만 시청 관계자는 "낚시바늘처럼 특별 요청이 있으면 앞으로도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응원단은 배추를 포기로 받아 직접 안에서 김치를 담가 먹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굴 등 북에서는 드문 요리 재료를 올려주면 '이건 어떻게 요리해 먹는 겁네까'라고 물어온다고 한다.
/부산=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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