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에서 때아닌 '야당 논란'이 일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과 비노(非盧)·반노(反盧) 세력이 모두 상대방을 "정권 재창출에는 관심이 없고 2004년 총선에 대비한 야당 만들기에 더 골몰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비노·반노측은 "당내 주도세력을 교체하겠다는 노 후보의 발상은 추종 세력만으로 새로 당을 꾸리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대선 패배 이후 노 후보와 측근들이 자기 구미에 맞는 야당의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노 후보를 몰아 세우고 있다. 이들은 노 후보 야당 구상의 근거로 후보 단일화 거부 노선이 검증되지 않은 유시민(柳時敏)씨 등의 개혁적 국민정당과의 통합 시도 개혁성만을 강조한 원내외 위원장의 대대적 물갈이 예고 등을 들고 있다. "노 후보가 대선 전에 리모델링 형식의 재창당을 통해 당의 지도부를 완전 교체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원외위원장 54명이 참여, 8일 발족한 후보단일화추진 원외위원장 협의회는 "재집권을 포기하고 급진개혁 야당의 길을 걷겠다는 생각인가"라고 노 후보에게 공개질의했다.
노 후보측은 "비노·반노측은 후보 단일화를 외치고 있지만 실은 신당 만들기 자체에 더 큰 목표를 두고 있다"면서 "이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당선된다고 보고 DJ와 호남색을 털어내는 야당 건설을 통해 2004년 총선에서 의원직을 유지해 보겠다는 작태"라고 역공을 가한다. 노 후보의 한 측근 의원은 "대선에 패배, 야당을 하더라도 노 후보와는 함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인사들이 비노·반노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비노·반노들의 움직임은 당과 공천권을 장악하려는 치졸한 당권 욕심에서 비롯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노 후보는 8일 비노·반노 세력들을 "양지만 좇는 해당행위자"라고 공격했고 비노·반노 세력은 "노 후보의 당 개혁 주장은 대선을 앞둔 당을 적전분열시키는 해당행위"라고 맞받아쳤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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