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시민단체의 비공식 조사결과이지만, 용산 미군기지 안의 토양이 심각하게 기름에 오염되었다는 주장은 시민들의 우려를 살 만한 일이다. 녹색연합이 기지내의 토양을 채취하여 광업진흥공사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석유제품의 성분인 탄화수소의 함유량이 8,638㎎/㎏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는 법적으로 토양복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기준치를 웃도는 오염상태이다.미군기지 안팎의 토양오염이 심하다는 지적은 여러 차례 시민 단체들에 의해 지적되었고, 녹사평역 기름오염도 이런 맥락에서 문제 제기가 되어왔다. 군 기지내의 환경오염은 비단 미군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용산 기지의 토양오염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미군기지라는 특수성 탓도 있겠지만 그 위치가 도심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류 제품에 의한 토양오염은 지하수와 강을 오염시키며 갖가지 부작용을 유발하게 된다.
우리는 주한 미군이 오염을 확인하고 이를 독자적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한미행정협정 규정에 의해 환경정보를 공유하고 접근절차를 한미 양측이 협의할 수 있도록 제도화돼 있다. 따라서 이왕 기지 내 토양오염문제가 제기된 이상 한미 양측이 공동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물론 미군측은 협정에 따라 오염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예외적 규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군이 환경문제 같은 시민건강과 관련된 사안만큼은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군에 대한 불신감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사실 녹색연합의 샘플링 자체도 합리적이 아닐지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토양이 위험할 정도로 오염되어 있는가를 먼저 확인하는 일이다. 사실 확인은 문제해결의 실마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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