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는 통신언어를 애교로 봐주기에는 이미 그 한계를 넘었습니다."'통신언어 바로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글문화연대 김영명(金永明·48·한림대 정외과 교수) 대표는 소중한 우리 말과 글을 오염시키는 '무국적 언어'를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이 통신언어를 남용하는 것은 '빨리빨리 문화'에 젖은 습관과 재미삼아 말을 비틀어 사용하는 '장난끼'에서 비롯됐다"면서 "바른 글과 말을 깨우쳐야 할 청소년이 그릇된 통신언어에 물들 경우 표준말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등 기본 소양을 갖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학자인 김 대표가 우리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 교재에 남용된 외국어 때문. "우리 글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데도 영어가 범람한 교재를 보고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다"는 그는 3년 전 시인 고경희씨, 방송인 정재환, 임성민씨 등 지인들과 뜻을 모아 한글문화연대를 결성했다. 그는 학술단체 형식의 운영도 고려했지만 대중성과 현실성을 위해 시민운동단체로 성격을 바꿨다.
김 대표는 최근 왜곡된 통신언어가 '인터넷 표준어'로 둔갑할 것 같은 위기감 마저 느껴 이 달 초부터 버스광고를 이용한 언어순화운동에 나섰다. "최근에는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도 통신언어를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청소년부터 정화운동을 시작하기 위해 시내버스 노선을 선정해 광고판을 부착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바른 언어 사용을 위해 가정, 학교뿐 아니라 언론매체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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