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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특별조사 초점은 "묵살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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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특별조사 초점은 "묵살 의혹"

입력
2002.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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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7일 특별조사단을 편성, 군 수뇌부가 서해교전 이전에 북한의 도발 가능성 보고를 묵살했는지의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사실 국방부는 지난 4일 한나라당의 박세환 의원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을 때 즉각적으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부터 할 게 아니었다. 5679부대장이었던 한철용 소장이 국감장에서 충격적인 증언을 한 데 이어 당시 보고가 묵살된 경위를 작성한 5679부대 국방부 파견대장 윤영삼 대령의 문서가 공개되자 뒤늦게 조사에 나선다고 허둥대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너무나 당연한 주문이지만, 국방부의 특별조사가 한치의 숨김도 없이, 그리고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사실을 있는 대로 밝혀 공개해야 한다. 물론 한 소장이 과연 사사로운 감정에 휘말려 군사기밀을 누설했는지의 여부도 수사대상이다. 그러나 정말 실무부대에서 올린 북한의 도발 가능성 보고가 묵살되었다면, 그것은 군사기밀 누설이라는 '작은 잘못'과 비교할 수 없는 '큰 잘못'이다.

그래서 특별조사의 주된 초점은 '묵살 의혹' 그 자체에 맞춰져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군이 정치적 동기로 그 임무를 소홀히 했다면 그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는 이적행위다. 현재로선 한 소장의 증언과 윤 대령의 경위서로만 볼 때 김동신 당시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의 변명은 공허하게 들린다. 임진왜란 직전 일본을 시찰하고 돌아와 "침략의 징후가 없다"고 했던, 그 유명한 역사적 교훈을 연상시키기까지 한다.

잘못이 있었다면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이번 일의 당사자들이 모두 군인이니 만큼 군인답게 떳떳하게 나서서 사실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잘못한 일이 있다면 서해교전으로 숨진 6명의 젊은 군인에게 먼저 사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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