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7일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이날 오전의 고위선거대책회의에서 주요 당직자들은 '정경유착', 'DJ 정권 계승' 등을 언급하며 번갈아 정 의원을 두들겼다.한나라당은 지금이 '정몽준 때리기'의 적기라고 보고 있다. 정 의원의 보폭이 더 이상 넓어지기 전에 행동 반경을 제한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의원의 영남권 방문이 한나라당의 공세를 더욱 자극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는 정 의원 지지가 이회창(李會昌) 후보에 대한 지지와는 달리 그리 기반이 단단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정 의원이 지지 기반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해서 지금 바로 거품을 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게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이날 한나라당의 정 의원 공세는 여전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및 구 현대그룹이 고리이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DJ의 양자답게 변신에 남다르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또 "하이닉스 등 현대의 부실로 나라가 휘청거린다"며 "현대 2세로서 깊이 자숙하고 공적자금 상환에 노력하라"고 공격했다. 조윤선(趙允旋) 대변인은 "정경유착을 넘어 선 정경일체는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모호한 정치적 성향도 공격 소재가 됐다.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은 "정 의원의 말과 행태를 보면 소신 부재, 원칙 부재, 철학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다"고 비난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정 의원과 JP와의 연대 가능성 등을 겨냥, "자민련이든 민주당 일부 세력이든 낙오자를 끌어 모으려는 것을 보니 정체성도 이념도 없다"고 비아냥댔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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