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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동, 대선출마 선언/"통합신당서 누구와도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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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동, 대선출마 선언/"통합신당서 누구와도 경선"

입력
2002.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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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의 대선출마 선언식은 3,000여명의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행사장에는 통합신당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민주당에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소속 최명헌 장태완 이윤수 박상규 장성원 송영진 강성구 의원 등 18명, 자민련에선 조부영 부총재 등 3명, '정몽준(鄭夢準) 신당'에선 안동선 상임고문 등 현역 의원 22명과 진념 전 경제부총리 등 전직 장관들이 참석해 이 전 총리 출마를 축하했다. 특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 전 총리 이름으로 3행시를 짓는가 하면, '은인자중하던 호랑이의 포효'등의 표현을 써가며 이 전 총리를 치켜세웠다. 이 전 총리도 고무된 듯,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지역대결 구도 당사자인 만큼 국민통합을 일궈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통합과 21세기 선진 통일조국을 이룩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병역의무 복무연한을 단계적으로 1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이 포함된 10개 정책 과제도 제시했다. 다음은 출마선언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 문답.―통합신당에 정몽준 의원 등 두 후보가 있게 되면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통합신당은 모두에게 문호가 완전 개방돼 어떤 세력도 참여할 수 있다. 정몽준 의원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도 후보 경선에 나올 수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나 역시 노 후보든, 정 의원이든 누구와도 공정한 경선을 통해 통합신당의 후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통합신당이 성공하지 못하면 독자신당이라도 창당해 출마할 계획인가.

"정치의 마지노선을 독자신당에 두고 어느 정도 준비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단 통합신당이 성공하리라는 신념을 갖고 모든 것을 거기에 맞춰 일을 해나가고 있다."

―통합신당은 대략 언제쯤 모습을 드러내나.

"대통령 선거일과 법정선거 기간을 감안할 때 늦어도 11월 초까지는 창당과 후보선출이 마무리돼야 한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 이한동은 누구

이한동 전 총리는 6공 시절부터 차세대 주자 중 한 사람으로 꼽혔지만 막상 대선 본선 출마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34년 경기 포천에서 평범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경복중·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고등고시 10회에 합격했다. 서울지검 형사1부장으로 일하던 때인 81년 5공 정권에 의해 발탁돼 고향에서 출마, 당선됨으로써 정계에 입문했다.

정치인으로서 이 전 총리는 집권당 3역과 내무장관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5공과 6공, 문민정부 등 세 정권에서 모두 원내총무를 한 번씩 지낸 진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97년 15대 대선에서 처음으로 대권 도전에 나섰지만 당내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한나라당 대표로 대선을 치른 뒤 국민의 정부 출범 초기에는 김종필(金鍾泌) 총리 국회 임명동의를 저지하는 등 현 여권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16대 총선 직전 그는 전격적으로 한나라당을 탈당,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겨 '제2의 여당 인생'을 시작했다.

총선이 끝난 뒤 2000년 5월에는 자민련 몫의 국무총리를 맡음으로써 DJ정권의 핵심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작년 임동원(林東源) 통일장관 해임안 문제로 DJP가 결별할 때 자민련 총재직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DJ편에 서 자민련으로부터 제명당하는 곡절을 겪기도 했다. 11대부터 16대까지 지역구에서만 6선하고 정·관계의 여러 요직을 거쳤으면서도 도덕적으로 별 흠이 없고 국정 운영면에서 안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것은 그의 장점이다. 반면 무소속으로 단기필마이고 여론조사에서 1%를 넘나들 정도로 대중 지지도가 허약한 점은 그에겐 불리한 요소이다.

이 때문에 그는 합종연횡에서 구심력을 발휘하는 주역이라기보다는 경기 민심, 보수층을 유인해 유력 주자에게 힘을 보탤 수 있는 종속 변수로 평가 받는 게 현실이다. '일도(一刀·단칼) 선생'의 별명이 있을 정도로 과단성과 추진력도 갖고 있는 그가 대선까지 2개월여 동안 어떤 그림을 그려낼지 관심이다. 조남숙(趙南淑·66)씨와 1남2녀. 동아일보 김병관(金炳琯) 전 회장과 사돈이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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