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에 살면서]금모으기·월드컵… 장점많은 "우리" 의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에 살면서]금모으기·월드컵… 장점많은 "우리" 의식

입력
2002.10.08 00:00
0 0

한국인의 대표적인 사고방식은 무엇일까? 아마도 한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외국인은 내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바로 '집단적 사고방식'이다. 물론, 이러한 사고방식이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대다수 사람은 개인이 집단적인 조건에서 자라면 결국은 자신의 개성을 잃게 된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처음에 이해 못했던 것은 '잘 났다'라는 표현이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이 남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그러나 여러 차례 경험으로 인해 집단적 사고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내게 큰 충격을 준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때 경제위기에 빠져 있는 나라를 위해 온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을 벌인 것이다. 하루종일 TV를 통해 상황을 지켜본 나는 줄을 서서 금 모으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금 모으기 운동'이 IMF 회복의 주된 원인은 아니었지만, 대한민국이 아시아 경제위기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회복한 것은 바로 이러한 집단적 사고방식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또 하나는 얼마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 축구팀의 월드컵 4강 진출이다. 한국 축구가 세계 축구 강팀들을 누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축구경기가 있는 날 전국적으로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장소로 가 보았는가. 아침 일찍 나와 자리를 맡지 않으면 경기가 시작될 때는 스크린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이것이 바로 성공의 비결이다. 4강 진출은 선수들만의, 혹은 소수 축구팬들만의 꿈이 아니었다. 전 국민이 이 꿈을 꾸고 있었으며, 결국은 이 꿈을 이룬 것이다. 이것이 집단적 사고방식이 아닐까.

많은 한국인들이 대화할 때 '우리'라는 표현을 쓴다. 이 나라에서는 사람이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남들과 기쁨과 아픔을 나누면서 사는 것이다. 외국인 입장에서 이런 전통은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으로 집단적 사고방식은 한국의 전통인 것 같다. '뭉치면 산다'는 말이 있다. 물론 지금이 '죽느냐 사느냐'가 문제되는 시대는 아니지만, 한국인은 계속해서 집단적 사고방식의 전통을 지키며 뭉쳐 있다. 이렇게 사는 민족의 향후 전망은 밝아 보인다. "필승 코리아!"

/드미트리 남 고려인 LG상사 항공팀 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