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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특사 訪北 평가/"어차피 큰 기대 안했다" 냉담한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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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특사 訪北 평가/"어차피 큰 기대 안했다" 냉담한 美

입력
2002.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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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방북 결과에 대한 미국의 반응이 차갑다.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북한과 대화를 추진한 미 행정부의 움직임에서나, 미국 언론의 보도에서 향후 북·미 관계를 낙관적으로 볼 만한 신호나 평가도 별로 찾을 수 없다. 그나마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 전력 배치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북한에 직접 표시했다는 점이 미국 쪽에서 꼽는 유일한 성과인 것처럼 보인다.

이 같은 반응은 미국이 회담에 거는 기대치를 낮게 잡았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미국 언론은 오히려 한국과 일본에 떠밀려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북한 관리들과 대화하는 데 대해 미국 정부가 느끼는 ' 불편함'을 부각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6일 '미국, 북한 관리들과의 회담에 무게 두지 않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과 일본이 북한과 쟁점 해결을 위해 괄목할 만한 행보를 보인 데 반해 부시 정부의 첫번째 대북 접촉은 아주 은밀하게 추진됐다"고 보도했다.

켈리 차관보는 처음부터 기자들의 동행 취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평양 방문 후 서울에서는 예정했던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취소한 데 이어 일본에서는 기자회견 자체를 취소했다.

방북 결과에 대한 공표를 최소화하려는 듯한 켈리의 행보는 미국과 한·일 사이에 대북한 인식의 온도차가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는 게 워싱턴 북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북한이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가시적 성과에 집착해 지나치게 대북 접근을 서두르는 한국과 일본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은 7일 미국이 북·일 국교 정상화 교섭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일본측에 전했다는 보도를 부인했지만 '미국 제동설'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가 아니다. 미국이 회담에서 대량살상무기 문제의 진전보다는 북한의 입장을 재확인했을 뿐이라는 점을 은연중에 내비침으로써 북·일 정상회담의 성과를 물타기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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