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도예가 이영재(51·사진)씨가 8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이영재와 도자기 공방 마가레텐회에' 전을 연다. '들국화 핀 작은 언덕'이란 뜻의 마가레텐회에는 1924년 에센에 설립된 이후 독일 조형예술의 산실인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이어받아 실용성과 예술성이 담긴 도자기를 굽고 있는 전문 공방이다. 이씨는 86년 이 공방의 대표가 됐다.수도여사대에서 생활미술을 전공한 그는 졸업 직후인 72년 봄 독일로 갔다. 비스바덴 대학에서 4년간 도자기와 동양미술사를 공부한 뒤 하이델베르크에서 개인공방을 운영하다 카셀 대학 연구교수로 초빙됐다. 유럽 도자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마가레텐회에의 책임자가 되면서 그는 한국 도자의 전통을 심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시골집의 부엌, 뒤주 위에 놓여있던 우리 그릇을 기억으로 되살리며 유약을 만들고 물레를 돌렸다. 1,000여 가지가 넘는 유약 실험, 실용성을 최대한 살린 그릇의 미학을 추구하면서 그는 독일 최고의 실용도자 장인으로 인정받게 된다. "김치쪽 하나만 올려놓아도 자연스러움과 은근함이 살아나는 한국의 전통 도자야말로 바우하우스의 전통과도 연결되는 이상적 도자입니다."
이씨가 물레를 돌려 만들어 표준화한 마가레텐회에 도자기는 유럽 중상류층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간 독일은 물론 미국, 일본에서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고 지난해 파리박람회 작품상 등 상도 많이 받았지만 막상 조국을 찾은 것은 30년 만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이씨는 밥그릇 대접 접시 주전자 항아리 찻잔 등 일상에서 사용되는 도자기 50여 점을 선보인다. (02)734―6111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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