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미군기지내 토양이 기름에 심각하게 오염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주한미군과 서울시는 사전에 토양 기름오염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은폐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7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용산 미군기지 사우스포스트내 주요 지점 토양의 기름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며 수천톤의 오염된 토사가 방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녹색연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초 사우스포스트내 드래곤힐 호텔 남쪽 100m 지점에서 토양시료를 채취, 대한광업진흥공사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총 석유류 탄화수소(TPH)가 8,638㎎/㎏으로 토양복원을 명령할 수 있는 대책기준치(5,000㎎/㎏)를 크게 초과했다.
녹색연합은 "TPH는 등유와 경유, 벙커C유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이 정도 수치면 토양이 기름에 절어있는 상태로 특정폐기물로 분류해 소각처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라며 "토지이용 중지 및 시설설치 금지 등 규제조치가 필요하며 토양 복원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또 사우스포스트 17번 게이트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다목적운동장 조성공사 현장에 유류성분이 함유된 야적된 토사 3,000여㎗의 사진을 공개하고 "기름성분이 유출된 곳은 운동장 관리동 옆 기름탱크가 있던 곳으로 현재 흙더미 50m 밖에서도 기름냄새를 맡을 수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 공보실은 "8월 난방시설 교체과정에서 호텔 남쪽 토양의 오염사실을 발견해 지난달 이미 처분한 상태"라며 "오염성분이 디젤유인 것으로 추정돼 디젤 연료를 사용하던 3,4년 전 기름이 지하로 흘러 들어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4월께 다목적운동장 공사현장에서 토양이 기름에 오염된 사실을 발견, 오염토양을 발굴해 야적해뒀으나 예산이 책정되지 않아 치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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