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빈(楊斌) 북한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은 4일 새벽 중국 공안당국에 연행된 뒤 당일 오후 5시께 선양(瀋陽)시 공안국 안가(安家)로 옮겨져 6일 오후 현재까지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양 시내에서 50km 떨어진 공안국 안가에는 30여명의 공안요원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 일부 외신은 한 때 楊 장관이 허란춘(荷蘭村) 내 별장에 가택연금됐다고 전했으나 허란춘 관계자와 베이징(北京)의 공안 관계자는 이를 부인했다.그가 연금상태에 들어감으로써 그의 신병이 어떻게 처리될지가 큰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그에 대한 조사는 최소한 일주일 가량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안 소식통은 중앙에서 6일 전문 수사팀이 선양으로 급파됐으며 楊 장관이 탈세와 부동산 불법투기, 세금체납, 공문서 위조 등 실정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언제든지 구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판공실측은 5일 "외국인이 중국 내에서 범죄와 연관됐을 경우 일률적으로 중국법에 의해 처리한다"며 "외국 대사관 대표는 피의자를 접견할 수 있지만 조사에 간섭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안당국이 楊 장관에게 집행한 '주거감시(監視居住·감시거주)'는 중국형사소송법상 강제조치의 하나로 최장 6개월 간 가택연금할 수 있는 제도다. 주거감시에 들어가면 피의자는 집행기관의 허가 없이 거주지를 이탈하거나 사람들을 만날 수 없고, 요구가 있을 경우 법정에 출두할 의무를 진다. 피의자는 아울러 변호사 접견권과 보석 신청권을 가지며, 변호사를 통한 불복신청과 고소 등 법률적인 조력을 받을 수 있다.
楊 장관은 자신이 북한의 고급 관료로서 외교관 면책특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 당국자는 楊 장관에 대한 처리는 그가 네덜란드 여권을 갖고 있다는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말했다.
楊 장관의 석방과 활동 재개 시기는 점치기 어렵다. 그의 석방 시기는 법적인 주거감시 기간보다는 훨씬 앞당겨져 북한과 중국 당국 간 협상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楊 장관 연금은 신의주 특구 개발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북한으로서는 楊 장관을 계속 신임할지 여부를 빨리 결정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낄 것이다. 楊 장관의 신병처리 문제는 이제 북한의 의지보다는 이미 물밑 접촉을 시작한 양국간의 고위급 협상 결과에 달렸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양국 간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못할 경우 楊 장관에 대한 구금 상태는 오래 갈 것이다.
그러나 楊 장관이 바로 석방된다 하더라도 그가 정상적으로 특구 장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외적 신뢰감 추락과 함께 홍콩에 상장된 어우야(歐亞) 농예의 재무담당 부총재와 이사 등 핵심 브레인들이 줄줄이 사표를 낸 터라 楊 장관의 능력과 행동반경이 크게 약해졌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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