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투혼도 비극의 운명을 이겨내지 못했다.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머리를 모두 깎은 '탁구신동' 유승민(20·삼성카드)이 정상 일보직전에서 다잡은 금메달을 놓쳤다. 류지혜(26·삼성카드)와 짝을 이뤄 혼합복식에 출전한 유승민은 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서 쳉육-티에야나(홍콩)조를 맞아 세 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네 세트를 내리 져 3―4로 분패,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최강의 혼합복식조 왕리친-왕난(중국)조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홍콩조를 3―0으로 몰아붙인 유승민은 한국의 첫 탁구 금메달을 목전에 뒀다. 4세트를 8―11로 내줄때만 해도 '한숨 돌린다'는 마음이었지만 기사회생한 결승상대는 대이변을 준비하고 있었다. 5세트마저 내준 유승민-류지혜조는 5―10으로 뒤지던 6세트를 듀스까지 끌고 갔지만 12―14로 넘겨줬다.
5일 남자단체 결승에서도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그는 7세트서도 4―11로 힘없이 무너지며 또다시 우승의 꿈을 접었다.
남자단식에 출전하지 않는 유승민에겐 7일부터 시작되는 남자복식이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경기 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망연자실한 그는 "이번 대회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삭발의 각오는 아직도 유효하다"며 마음을 추스렸다.
/울산=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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