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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말하는 최고의 경지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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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말하는 최고의 경지를 만난다

입력
2002.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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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안무가 지리 킬리안(55)이 이끄는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가 16∼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한국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1999년 첫 내한 공연 때 NDT가 보여준 환상적 무대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던 국내 관객과 평론가들은 이번 공연을 "올해 외국 무용단의 내한 공연 가운데 최고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현대무용의 나침반'으로 불리는 킬리안은 체코 태생으로, 9세 때 프라하 국립극장 발레학교에서 춤에 입문했다. 런던 로열발레학교를 거쳐 현대무용의 거장 존 크랑코가 예술감독으로 있던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안무를 익혔다. 75년 불과 28세로 NDT 예술감독에 발탁된 그는 78년 체코 출신의 작곡가 야나체크의 음악에 맞춰 안무한 '신포니에타'로 세계적 안무가로 발돋움했다. 킬리안은 매 작품마다 고도의 테크닉에 음악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독창적인 몸 동작으로 "인간의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보여준다"는 찬사를 들어왔다. 무용평론가 이종호씨는 "기쁨 슬픔 분노 공포 등 갖가지 감정이 폐부를 찌를 듯 날카롭고 정확하지만, 그 표출 과정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평화롭다"고 평한다.

NDT에는 주역 솔리스트 군무 등 무용수의 등급이 없다. 단, 연륜에 따라 주력인 NDT ?, 무용학교를 갓 나온 20세 이하 신예들로 이뤄진 NDT ?, 40세 이상으로 구성된 NDT ? 등 3개 팀을 두고 각 그룹의 특성을 살려 작업한다. 이번에 내한한 팀은 NDT ?. 무용학교에서 기본을 익히고 NDT ?에서 고된 연습을 통해 직업 무용수로 단련된 이들은 뛰어난 테크닉은 물론 조각 같이 깎은 듯 아름다운 몸매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번 공연에는 킬리안의 대표작인 '더 이상 연극은 아니다(No More Play·1988)' '잡초가 우거진 오솔길을 지나서(Overgrown Path·1980)' '작은 죽음(Petite Mort·1991)'과 그의 뒤를 잇는 안무가 폴 라이트풋의 '쉬-붐(Sh-Boom·2000)' 등 네 편이 무대에 오른다.

'더 이상…'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상에서 얻은 영감을 안톤 베버른이 작곡한 '현악 4중주를 위한 5개의 소품'에 실어 표현했다. 킬리안은 "인생은 복잡한 규칙으로 가득한 게임으로, 수많은 실수를 저지른 뒤 죽음이 닥쳤을 때야 게임의 법칙을 깨닫는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소개한다. 동명의 야나체크 음악을 쓴 '잡초가…'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삶과 죽음의 관계를 다뤘고, '작은 죽음'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에 맞춰 인간 관계, 특히 남녀의 성적 관계를 그렸다. 공연시간 오후 7시30분. 입장료 3만∼9만원. (02)780―6400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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