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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고]선거와 유권자/미디어선거의 明과 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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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고]선거와 유권자/미디어선거의 明과 暗

입력
2002.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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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선거는 미디어가 없으면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미디어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오랫동안 신문이 선거에 개입해서 후보자들의 당선에 영향을 준 것은 물론이고, 라디오, 텔레비전, 뉴미디어 등이 선거에 관여했고, 현재는 인터넷 신문 및 방송 등이 선거에 개입해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현재까지, 이들 매체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는 텔레비전을 들 수 있는데, 매체의 도달 범위와 신속성이 여느 매체들을 훨씬 능가하는 속성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이러한 속성들은 곧바로 선거에 도입되게 되는데, 미국에서는 1952년 대통령선거 때부터 본격화되었고, 1960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등장하는 선거에서는 텔레비전의 효과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로 오르게 되었다. 당시 최초로 대통령 후보자 사이에 텔레비전 토론이 시도되었고, 이 영향력은 선거 결과를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도 13대 대통령선거 때부터 지속적으로 텔레비전이 선거에 개입되다가 15대 대통령선거 때는 텔레비전 토론까지 도입되어, 미디어 선거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미디어의 선거 개입은 선거를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만의 영역에서 일반인의 영역으로 확대해 놓았다. 이는 미디어를 통한 선거보도, 선거유세, 선거광고 및 입후보자간의 토론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부문에 걸쳐 미디어가 관여하고, 그 영향력 또한 크기 때문이다.

이제 유권자들은 입후보자의 정치공약이나 정견들간의 차이를 알기 위해 유세장을 따라다닐 필요가 없게 되었고, 입후보자들도 일일이 유권자들을 만나기 위해 지역들을 순회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사회에서 가장 우려하는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풍토를 '저비용 고효율' 양상으로 바꿀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미디어의 선거 개입이 장점만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미디어의 선거 개입은 선거를 일반인의 관심사로 돌려 놓고, 일상적인 영역으로 바꾸어 놓았지만, 미디어의 속성이 가미되면서 선거를 '오락'이나 '스포츠게임' 같이 다소 가볍게 인식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입후보자들을 평가할 때 그들의 정견이나 공약들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를 중심으로 후보자를 평가하는 경향을 낳게 되었다. 특히 텔레비전이 가져다 주는 영상 이미지는 입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선호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하겠다.

때문에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의 주의가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유권자가 미디어에 의해 보내지는 각종 유형의 선거 정보들을 보다 정확히 판단하고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후보자들의 외모, 제스처 등에 매몰되어 그 본질을 잘못 판단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은 후보자들이지만 미디어를 보다 신중하게 판단하는 자세와 안목을 갖추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백선기 성균관대 신방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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