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했을 때 불어난 살이 출산 후에도 빠지지 않아 이렇게 됐어요." 비만클리닉을 찾는 여성들에게서 흔히 듣는 말이다.실제로 비만클리닉을 방문한 여성의 50%가 가임기간 중 비만해졌으며 73%가 임신 후 10㎏ 이상 체중이 늘었다는 연구보고도 나와 있다. 하지만 출산 후 체중이 늘어난 사람들을 조사해보면, 임신기간 중 체중이 지나치게 증가한 경우가 문제다. 임신 전 정상체중을 가진 여성이라면 11∼13㎏정도가 바람직한 체중 증가 수준이며 이 경우 산후 3개월 정도면 임신 전 체중으로 돌아간다.
출산 후 비만해지지 않으려면 임신기간 중 영양섭취를 어떻게 해야 할까? 임신 중에는 영양소 요구량이 증가한다. 하지만 임신을 했다고 흔히 말하는 것처럼 '두 몫'을 먹어야 할 필요는 없다. 임신 초기 석달 동안은 일반적으로 체중이 약간 늘거나 변동이 없어 영양소 요구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 임신 중기에는 체중 증가가 두드러지는데 식욕 대로 무조건 먹는 것보다 필요한 영양소를 균형있게 섭취해 지나치게 체중이 늘지 않도록 한다.
칼로리 섭취는 임신 6개월까지는 1일 150㎉, 임신 7개월 이후에는 1일 350㎉를 더 추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단백질은 평소보다 30g 정도 더 먹어야 하므로, 철분이 많은 육류나, 무기질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과 해조류를 선택한다. 칼슘은 400㎎을 더 먹어야 하므로 뼈째 먹는 생선과 우유를 매일 섭취하도록 한다. 철분은 1일 30∼60㎎을 보충해야 하는데 일반 식사로는 이 정도 양을 얻기가 어려우므로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요구량도 약간 늘어나는데 식품을 골고루 섭취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으나 평소 식습관이 불규칙했다면 임신 전부터 엽산이 들어있는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알코올은 태아의 두뇌를 손상시키고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 피하고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 콜라 등의 섭취도 줄인다.
임신 후기에는 칼슘과 철분 필요량이 늘어나므로 특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위장이 압박을 받아 소화불량이 되기 쉬우므로 조금씩 여러번 나누어 먹는다. 임신하기 전보다 몇 ㎏이 늘었는가보다는 한달 사이에 얼마나 늘었는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급격하게 체중이 증가한다면 임신중독증 같은 합병증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박 용 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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