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늘](613)홈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늘](613)홈스

입력
2002.10.07 00:00
0 0

1894년 10월7일 미국의 의학자 겸 문필가 올리버 웬델 홈스가 85세로 작고했다. 매사추세츠주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홈스는 하버드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다가 의학으로 진로를 바꿨다. 졸업 후에 모교 의학부 교수로 35년간 일했지만, 홈스는 의학자로서보다는 문필가로서 더 이름을 날리며 '최후의 잎' 등의 시집과 '아침 식탁의 독재자' 등의 산문집을 남겼다.홈스의 산문에는 격언 풍의 문장들이 고명처럼 점점이 흩뿌려져 있다. 예컨대 "명성은 화려한 금관을 쓰고 있지만 향기 없는 해바라기다. 그러나 우정은 꽃잎 하나하나마다 향기를 풍기는 장미다", "진실이란 내가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을 가리킨다",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특권이다", "당신의 지식이 전문가의 지식과 다르다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는 조금도 없다. 전문가라는 사람들 둘 가운데 하나는 얕은 지식으로 학자인 체하는 속물일 뿐이기 때문이다"같은문장들이 그렇다.

똑같은 이름을 지닌 법률가 올리버 웬델 홈스(1841∼1935)는 문필가 올리버 웬델 홈스의 아들이다. 미들네임까지 같은 이 부자는 둘 다 매사추세츠 태생으로 하버드에서 공부하고 가르친 이력을 공유하고 있어서, 더러 동일한 사람으로 혼동되기도 한다. 법률가 홈스는 매사추세츠 대법원 판사를 거쳐 연방대법원 판사로 일했다. 그는 법률을 시대에 맞게 해석한다는 취지로 진보적인 소수 의견을 많이 내놓아 '위대한 반대자'로 불렸다. 그의 말 가운데 사람들 입에 가장 널리 오르내리는 것은 "사상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은 우리가 동의하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증오하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라는 경구다. 이 경구는 그 뒤 자유와 관용의 옹호자들에게 금과옥조가 되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