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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TV외화 만화로 되살렸죠"/만화가 강 도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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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TV외화 만화로 되살렸죠"/만화가 강 도 영

입력
2002.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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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의 주특기는 뭐니뭐니해도 냅다 멀리뛰기였다. 한 회마다 한번씩은 멀리뛰기를 꼭 했었다'(전격Z작전) '지금도 맥가이버는 그 손재주로 인해 순돌 아빠와 더불어 당대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쌍벽을 이루고 있다'(맥가이버)….만화가 강도영(27)씨는 1970∼80년대 TV외화에 대한 추억을 징그러울 정도로 실감나게 되살려내는 '추억의 전도사'이다. 2년째 전교조 신문 '교육희망'에 만평을 연재하고 있는 그가 'V' '전격Z작전' '천사들의 합창' '에어울프' '맥가이버' 'A특공대' 등 20대 이상 시청자면 거의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TV외화 20여 편에 대한 추억을 인터넷(www.kangfull.com)에 아로새겼다. 원본 포스터를 바탕으로 컷 없는 만화와 빽빽한 지문이 가득한 이색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이다.

"외화 '바야바'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털 많이 난 짐승이죠. 마찬가지로 'V'는 외계인이 쥐를 잡아먹는 장면, '전격Z작전'은 키트라는 자동차가 주인 말을 척척 알아듣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이렇게 누구나 공감하는 외화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을 주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그 기억 속에는 그때 그 시절 사람 사는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거든요."

옛 TV외화에 대한 그의 기억은 특이하고 섬세하다. "리처드 딘 앤더슨이 주연한 '맥가이버'는 무엇보다 주인공의 헤어스타일이 압권이죠. 당시에 좀 노는 아이들치고 맥가이버 머리를 하지 않은 경우가 없었죠. 아르헨티나 초등학생들이 나온 '천사들의 합창'은 성우 아줌마들의 약간 예쁜 척 하던 목소리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러한 그만의 표현방식은 장문의 줄거리보다 더 강렬하게 386세대를 자극했다. 6월 개설한 홈페이지 '강풀'은 인터넷 순위조사 사이트 '랭키닷컴' 조사결과 8주째 만화 개인 사이트 부문 1위. 1일 순간 접속자수가 1만5,000명을 넘어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이번 달 말 TV외화 일러스트레이션을 담은 책 '지치지 않을 물음표'(여름솔 발행)가 출간되고 7일부터는 인터넷 '딴지일보'에 만화 이야기 '보나마나'를 연재한다.

"컷 없는 만화 형식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아요. 대학(상지대 국어국문학과) 때 총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 관심을 끌기 위해 만화 대자보를 한 게 이제 제 스타일로 굳어졌나 봐요. 제대로 만화 수업도 받지 못한 제가 왜 만화 일을 하는지 아세요? 뭐든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산다, 이 신념 때문입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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