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를 비롯한 국제 금융계는 양빈 신의주 특별행정구 초대 행정장관의 전격 연행을 바라보면서 '올 것이 왔다'는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제 금융계에서는 중국 2대 갑부로 북한의 부총리급 외교관에 발탁된 그의 성장 신화 뒤에 숨겨진 주가 조작, 토지 불법거래, 탈세, 권력유착 등 부정과 탐욕의 실체에 대한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楊 장관이 연행된 표면적인 이유는 세금 체납이지만 중국 당국은 그의 불법 행위와 탈세에 주목하고 있다. 연행은 楊 장관의 행적에 이상한 침묵을 유지하던 중국 언론이 선양(瀋陽) 지방세무국이 어우야 실업과 관련 기업들에 대해 1,000만 위안의 체납 세금 통지서를 보냈다고 보도한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중국 소식통들은 이번 연행이 7월부터 중국 세무당국이 楊 장관과 어우야 그룹에 대한 탈세 문제 등을 은밀히 내사하고 있다는 소문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그의 탈세 행각의 전모가 곧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楊 장관은 또 권력 유착을 통한 토지 불법 거래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는 보시라이(薄熙來) 랴오닝(遼寧)성 성장 등과의 친분을 사업확장에 십분 활용하는가 하면 조지 소로스와 일본의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 전 총리 등과의 인맥을 과시해 왔다. 중국 당국은 楊 장관이 네덜란드식 화훼단지를 건설하겠다며 중국 정부로부터 임대 받은 농업용지에 아파트와 별장 단지를 지어 부동산 사업으로 이익을 챙기려 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의 한 당국자는 "어우야 그룹은 양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파는 회사"라고 평가하고 "楊 장관은 선양의 고위층과 결탁해 무허가로 토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楊 장관의 증시 부조리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3일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가 楊 장관의 상장기업인 어우야농업의 주가조작과 내부자 정보 유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어우야 농업이 4월에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65%, 순이익은 173% 증가했다는 영업실적을 발표 한 직후 홍콩에서 1억 1,800만 홍콩달러의 단기대출(브리지론)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홍콩 증시에서는 회계 장부 조작과 자금 악화설 등이 흘러나왔다. 9월 상반기 영업실적 발표 당시에는 발표 직전에 급등했던 주가가 직후에 급락, 내부정보 유출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9월 12일 공시규정을 위반한 어우야농업의 거래를 중지시켰던 홍콩 증권거래소는 이번에는 최대주주인 楊 장관의 지분율 변동 허위신고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어우야 농업 주가는 지난달 26일 거래 재개와 함께 폭락, 4일 만에 또 다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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