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시작된 미국 서부지역 29개 항만의 직장 폐쇄로 아시아 지역의 산업 피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도요타자동차, 소니전자 등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부품 공급 중단으로 3일부터 미국 현지공장의 가동을 일부 중단하거나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기업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싱가포르와 대만 등의 제조업체들도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CSFB) 증권의 동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싱가포르는 이번 사태로 10월 수출이 5∼7%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홍콩도 하루 1억 달러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5일 간의 조업 중단으로 적체된 화물을 처리하는 데만도 한달 이상이 걸리는 등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끔찍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미국 서부 항만 폐쇄의 최대 피해자는 매출의 대부분을 북미 지역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 기업들"이라며 "사태가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동아시아 경제가 동반 침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미 수출이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어서며, 올 2분기 아시아의 경기 회복의 주 요인도 대미 수출 확대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1,000여개의 전자업체들로 구성된 미국 소비전자협회(CEA)는 4일 노사분규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인 태프트 하틀리 법을 발동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 법은 노사 양측에 80일 간의 냉각 기간을 강제할 수 있지만 연방 법원의 실태 조사와 사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항만 폐쇄의 부작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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