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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12)뤼미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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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12)뤼미에르

입력
2002.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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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4년 10월5일 프랑스의 카메라 기술자 루이 뤼미에르가 태어났다. 1948년 몰(歿). 루이 뤼미에르는 형 오귀스트 뤼미에르(1862∼1954)와 함께 1895년 최초의 영화촬영기 겸 영사기 시네마토그라프를 발명해 영화의 아버지가 되었다. '움직임'을 뜻하는 그리스어 '키네마'와 '쓰다(書)'의 의미인 '그라페인'을 합성해 만든 시네마토그라프는 줄여서 시네마로 불렸고, 이내 이 말은 오늘날 동아시아 사람들이 영화라고 부르는 대중예술을 가리키게 되었다.영화는 탄생일이 알려진 유일한 예술이다. 그것이 태어난 지 얼마 뒤에 시인 마야코프스키는 영화가 미래의 예술이고 미래주의자의 예술이라고 선언했다. 영화는 또 계몽의 예술이다. 벤야민의 '기술복제가 가능한 시대의 예술작품'(1936)이 씌어진 이래 그 저자의 희망과 달리 주로 탈정치화의 도구로써 큰 힘을 발휘해온 영화는 그러나 혁명의 열정이 몰아치던 20세기의 어느 때, 어느 곳에서는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서 계몽에 헌신하기도 했다. 시네마토그라프의 발명자들이 '빛' '계몽'을 뜻하는 '뤼미에르'라는 성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은 큰 울림을 지닌 우연이다.

영화는 또 예술과 기술의 합작품이다. 그 점에서 영화는 본디 '기술'을 의미했던그리스어 '예술(테크네)'을 온전히 체현한 첫 예술이기도 하다. 영화는 그 기술의 힘에 의지해 시간을 공간화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클로즈업,플래시백, 슬로모션, 몽타주 등의 영화 기법은 시간을 정지시키고, 거꾸로 돌리고, 늘어뜨리고, 해체한다. 이와 비슷한 기법을 애용하는 모더니즘소설이 으레 갖게 마련인 난해성을 관객에게 거의 강요하지 않고서도 말이다. 영화는 이미지의 시대를 열었고, 새롭게 열린 이 시대가 영화의 힘을 더 강화시키고 있다.

고 종 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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