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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학교 없는 도시는 늘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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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학교 없는 도시는 늘어나고

입력
2002.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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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난개발 지역에 학교가 부족해 학생들이 콩나물 교실에서 부대끼고 있다는 뉴스(본지 3일자 1면)는 우리가 아직 이런 수준인가 하는 자괴감을 느끼게 한다. 학급 인원 41명 이상인 공립 초등학교 학급수가 서울이 3,600여개인데 비해, 경기도는 무려 1만5,000개에 육박한다는 통계가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학급 인원을 35명 이하로 줄인다고 학교마다 운동장에 교실을 증축하는 난리법석이 무색할 지경이다.오랜 고생 끝에 새 집에 입주했으나 가까이 학교가 없어 자녀를 먼 학교에 보내는 낭패감은 내 집 마련의 성취감과 집을 늘린 기쁨을 한순간에 앗아간다. 비단 학교뿐인가. 도로 상하수도 가스관 공공시설 같은 기본 인프라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곳도 수두룩하다. 주택건설 붐을 타고 도시 주변 산자락마다 고층 아파트 밀림으로 변하기 시작한 지가 언제인데, 도시계획 행정이 어떻게 됐기에, 아직 이런 일로 불편을 당해야 하는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제정한 학교용지 확보에 관한 특례법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다. 이 법에는 2,000세대 이상의 아파트를 지을 경우 사업자에게 학교용지 학보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업자들이 그보다 약간 적게 사업 규모를 줄여 교묘히 의무를 피해간다고 한다. 법을 개정해 기준 가구수를 더 줄이든지, 현행법으로도 인근 사업장과 연대해 의무를 부과할 수 있지 않은가.

수도권뿐 아니다. 이미 포화상태인 대도시 지역에도 학교용지 확보의무가 면제된 주상 복합 고층아파트나 다가구 주택 허가의 남발로 교육환경이 악화하는 곳이 많다. 당장의 개발수익과 세수증대에 눈먼 업자와 지방 자치단체 들은 쾌적한 환경이 최고의 경쟁력이라는 사실에 빨리 눈을 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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