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소비자여, 미스터리 쇼퍼가 되라.'실제 손님으로 가장해 매장과 점원의 고객 서비스 수준을 암행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이라는 신종 업종이 등장, 서비스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일반 매장 점원의 불친절이나 부당한 대우, 또는 매장 자체의 불편함을 느꼈을 때 항의 전화를 하는 것 외에는 의사 전달 통로가 전무했다. 하지만 최근 '미스터리 쇼퍼(Shopper)'라는 신종 아르바이트 직종이 도입돼 소비자가 직접 매점과 매장 상태를 점검해 본사에 보고, 문제점을 곧바로 개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스터리 쇼핑이란 일반 고객으로 가장한 쇼퍼가 일선 매장에서 실제 물건을 사면서 점원의 친절도, 외모, 판매기술, 사업장내 제품 품질 및 청결도 등을 면밀히 체크해 의뢰 고객사에게 평가 결과를 제출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신종 서비스업이다. 의뢰 업체들은 이런 '스파이' 쇼퍼들로부터 받은 정보를 토대로 일선 매장의 고객 만족도 수준을 체크, 서비스 개선에 적용한다.
따라서 그동안 매장 상태나 직원의 태도에 불만이 있었던 소비자들은 '서비스업계의 암행어사'로 통하는 미스터리 쇼퍼에 가입해 서비스도 개선하고, 아르바이트 비용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려볼 만 하다. 미스터리 쇼퍼는 특별한 자격 조건이 없는데다, 파트타임제로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다. 특히 구입한 물건에 대해서 전적으로 쇼퍼 자신이 소유권을 갖기 때문에 여유시간이 많은 주부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미스터리 쇼퍼들은 국내에서 활동했던 모니터 요원 보다 정확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앞으로 급속히 활성화할 전망이다. 현재는 패스트푸드 외식업체, 호텔, 유흥업소, 주유소, 백화점 등 주로 소매업을 하는 사업체에서 활용되고 있다.
올해 6월 국내에서 처음 시범 쇼핑을 실시한 갭버스터(GAPbuster)사의 경우 700∼800명의 아르바이트 쇼퍼들을 모집한 뒤 10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미스터리 쇼퍼들에게 건당 1만2,000원(10달러 상당)의 서베이(조사) 보수를 지급한다. 미스터리 쇼퍼들은 이중 물건 구입비인 6,200원 한도 내에서 실제 물건을 사면서 매장과 점원의 서비스 상태를 점검해 본사에 보고한다. 조사 보고서는 대개 간단한 리포트 한장 정도다. 물건 구입비가 6,200원을 넘는 고가인 경우에는 본사와 사전 협의를 통해 추가 구입 비용을 지급 받을 수 있다.
6∼7월 두 달간 미스터리 쇼퍼로 활동했다는 주부 최성혜(50·서울 서초구)씨는 "처음에는 몰래 상대를 평가한다는 생각 때문에 어색하기도 했는데 같은 매장에 다시 갔을 때 점원의 서비스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며 "가사일을 돌보면서 틈틈이 일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최씨는 "매장 점원들의 고객에 대한 서비스 인식이 희박한 상황에서 미스터리 쇼퍼가 활성화하면 이같은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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