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후배들이 다시 뭉쳐 함께 뛰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3일 부산아시안게임 탁구 단체전이 열린 울산동천체육관. 남북대결로 펼쳐진 여자단체 8강전을 지켜보던 현정화(33) 대표팀 코치의 얼굴은 내내 굳어있었다. 11년전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서 북한의 에이스 이분희등과 함께 중국을 꺾고 여자단체 금메달을 획득했던 그에겐 2시간 반이 넘는 남북한 후배들간 접전이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좀더 모양새가 좋았을 수 있었는데.하필이면 8강에서…"
예선이 끝난 뒤 추첨을 통해 남북여자대표팀의 8강 맞대결이 결정되자 현코치는 측근들에게 이 같은 아쉬움을 전했다. 대회 직전 대표팀을 맡은 현코치에게는 '얄궂은' 대진편성이었다. 탁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현코치가 결승에서나 북한을 만나기를 기대하는 눈치였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 승부는 승부였다. 현코치는 한국이 득점하는 순간마다 박수를 치며 선수를 격려했지만 김현희, 김향미가 버틴 북한의 기량은 한 수 위로 판가름 났다. 현코치는 의기소침한 표정이었지만 "북측 후배들이 꼭 금메달을 따줬으면 한다"며 배려를 잊지 않았다.
/울산=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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