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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4억달러 유용의혹" 확산/MH 경영복귀 치명타 입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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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4억달러 유용의혹" 확산/MH 경영복귀 치명타 입나

입력
2002.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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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비밀자금지원 의혹이 터지면서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경영복귀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더구나 4억달러의 행방을 둘러싼 의혹이 점차 현대그룹 계열사간 '유용'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정 회장의 책임론까지 부상하고 있다.이번 사태가 향후 어느 방향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으나, 현재로선 그의 경영복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생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대선출마 등으로 인한 정치권 공세의 불똥까지 튈 경우 정 회장이 회복 불능 상태로 빠져들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정 회장은 2000년 3월 '왕자의 난' 이후 2년 만인 올 3월 현대상선 비상임이사로 대외활동을 재개하며, 그룹 구조조정을 사실상 진두지휘했다.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상선의 자동차선 매각을 성사시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고, 경영복귀에 따른 거부감을 줄이는데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측근 인사들을 계열사에 전진 배치해, 경영재개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고, 그룹 내에선 그 시점을 상선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올 연말로 당겨 잡았다.

그러나 '4억달러 의혹'이란 돌발악재가 터지면서 정 회장의 경영복귀는 '물 건너 갔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4억달러 인출이 이뤄진 2000년 6월 정 회장은 현대상선과 직접적 관련을 맺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당시 현대그룹의 회장을 지낸 만큼 4억달러의 운용이 그의 지시없이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은 피하기 어려워졌다.

4억달러가 정부와 북한간 거래로 드러나면 현대는 '심부름꾼' 에 불과해 그의 부담감도 가벼워질 수 있다. 그러나 이 돈이 현대에 대한 특혜지원이라면 비난의 화살은 그에게도 날아들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의혹이 시간이 지나도 명확히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4억달러란 큰 돈의 사용처가 각기 다를 수 있는데다, 의혹은 자금의 최종 귀착지까지 파내려 가야 풀리기 때문이다.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정 회장은 지난달 '외자유치'를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 이달 중순께 귀국할 예정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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