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인 3일 단군의 자손들은 한반도기 아래 목놓아 '통∼일조국'을 외치며 한민족의 하나됨을 세계에 펼쳐 보였다. 부산벌을 뜨겁게 달군 겨레의 함성은 농구 코트와 탁구 테이블, 그리고 소프트볼 그라운드에서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농구는 남녘, 소프트볼은 북녘, 탁구는 남과 북이 승리를 고루 나눠 가졌지만 시종 따뜻한 형제애로 서로를 격려한 선수와 관중은 승부를 초월해 얼싸안고 화합을 노래했다. 북한응원단의 '우리는' 선창에 남한응원단이 '하나다'로 화답한 경기장의 통일 열기는 삼천리 강산으로 퍼져나갔다.▶한국이 남자농구 8강 리그서 문경은(28점) 서장훈(22점 14리바운드)의 내외곽포로 101―85로 북한을 꺾고 9년만의 남북대결서 승리, 역대 전승(6승) 행진을 이어갔다. 북한은 '조던' 박천종(30점)이 선전했지만 인간장대 리명훈(14점 3리바운드)의 위력은 예전 같지 않았다.
1쿼터 서장훈의 선제 4득점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한국은 종료 3초를 남겨두고 이상민이 8m짜리 버저비터 3점슛을 성공시켜 27―21로 앞섰다. 2쿼터 한국은 표현철 박천종에게 3점슛 4개를 얻어맞아 43―44 역전을 허용했지만 문경은의 버저비터 3점슛 등으로 49―46 리드를 지켰다.
승부는 3쿼터 한국이 강압수비로 나서며 갈렸다. 김주성 서장훈이 연속 9득점 하는 등 6분을 남겨두고 65―50으로 달아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북한은 조직력과 체력에서 약점을 노출, 막판에 무너졌다.
▶남자탁구는 북한을 제치고 4강에 오른 반면 여자는 북한의 벽을 절감했다.
남자는 단체전 C조 예선서 오상은(25) 김택수(32) 유승민(20)이 나란히 승리를 따내 북한을 3―0으로 완파했다. 에이스끼리 맞붙은 2번째 경기서 김택수는 노장 김성희(34)에게 첫 세트를 내주며 흔들렸지만 이후 3세트를 내리 따내 3―1로 역전승,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은 8강전서도 카타르를 3―0으로 꺾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여자는 단체전 북한과의 8강 대결서 1―3으로 패했다. 김무교와 유지혜가 각각 김현희 김향미에게 1―3으로 무너진 뒤 3번 단식의 이은실이 김윤미를 3―0으로 완파,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으나 에이스 유지혜가 김현희에게 풀세트 접전서 패해 무릎을 꿇었다. 여자는 91년 11월 월드팀컵대회 준결승서 북한을 3―1로 이긴 것을 마지막으로 7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소프트볼 맞대결선 한국이 북한과의 경기서 5회 3점을 내주며 1―3으로 패했다. 한국은 첫 승 뒤 3연패, 4강이 겨루는 2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북한은 0―0으로 맞선 5회초 2사 만루에서 리봉숙이 싹쓸이 3루타를 터뜨려 3―0으로 앞서 나갔다. 한국은 6회 김지은의 도루와 상대 실책 등을 묶어 한 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부산·울산=아시안게임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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