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근대문학의 선구자로 평가 받는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리(1809∼1852·사진)의 단편소설 '코'를 기념해 상트 페테르부르그에 전시된 대형 코 조각상이 소설 내용처럼 없어지는 일이 발생했다.영국 BBC 방송은 2일 고골리의 문학 업적을 기려 8년 전에 제작해 시의 조각상 박물관 외부에 전시한 100㎏짜리 대리석 코 작품이 감쪽같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수법으로 볼 때 개인 소장을 원하는 예술품 애호가의 범행으로 추정된다.
공교로운 것은 고골리의 대표 단편 '외투'와 함께 러시아 근·현대 문학의 발원처럼 여겨지는 이 작품이 '코의 실종'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소설은 주인공 코발료프의 얼굴에서 독립을 선언한 코가 당시 제정 러시아 수도 상트 페테르부르그를 돌아다니다 결국 돌아온다는 초현실적인 내용으로 지위나 계급을 중시하는 사회 현실을 풍자했다.
코를 조각한 브야체슬라브 부하예프는 "코가 산책나간 것 같다"며 "첫 조각에는 소설에서 묘사된 점을 빠뜨렸는데 다시 조각한다면 원작에 더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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