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조선시대 이전부터 토착형 말라리아가 존재했다. 동의보감 '내경'에는 지금의 삼일열 말라리아와 비슷한 증세의 '학질'에 대한 소개가 남아 있으며, 48시간 간격으로 열이 난다고 해서 '하루거리'로도 불렸다. 한국전쟁 당시 참전 미군의 6.6%가 감염됐다는 공식 기록에서 보듯 꽤 흔한 질병이었다.1960년대 정부는 WHO(세계보건기구)와 함께 대대적인 박멸작업에 들어가 70년대 이후 환자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83년 보고를 마지막으로 토착형 말라리아는 사라진 것으로 판단됐으며 간간이 해외 여행객의 발병사례만 알려졌을 뿐이다.
그러나 93년 전방 부대에서 토착형으로 추정되는 말라리아 환자가 재발생한데 이어 95년 107명, 97년 1,724명, 99년 3,621명, 2000년 4,142명 등으로 해마다 발병자 수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경상도 지방에서 창궐했지만 최근 발병지역은 파주, 연천 등 경기도에 집중됐다. WHO는 지난해 북한지역 감염자가 30만명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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